연대회의, 결의대회 열고 교과부 증원안 거부한 행안부 규탄
"특수교사 증원은 숫자 늘리기가 아니라 교육권 보장 문제"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장애인 교육권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는 17일 이른 11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3차 결의대회를 열고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의 특수교사 증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행정안전부(아래 행안부)를 규탄하고 총력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3월 29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위해 앞으로 5년간(2013년~2017년) 매년 2,000여 명의 특수교사를 충원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교과부는 행안부에 내년에 1,500명의 특수교사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으며, 새누리당도 4·11 총선 공약으로 매년 1,400명의 특수교사를 증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행안부는 지난해 수준인 135명 선에서 증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특수교사 부족으로 현재 학교 현장에는 두 학급에 특수교사가 1명만 배치된 곳이 수두룩하고, 더구나 2학기가 되면 기간제 특수교사들이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기 때문에 아예 특수교사가 없는 곳이 생긴다”라면서 “이것이 입만 열면 ‘장애인 먼저’, ‘소외계층 먼저’를 외치는 현 정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윤 회장은 “이런 현실임에도 행안부는 교과부가 요청한 특수교사 1,500명의 10%도 안 되는 수준의 증원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면서 “장애인교육법을 장애인 부모들이 만들었다면, 이제는 학생들이 나서서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를 쟁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국특수교육과협의회 임경원 공동대표는 “결국 예산이 부족해 특수교사 증원을 확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인데, 실상은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애정이 부족한 것”이라면서 “현재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기 위해 장애인공무원을 한시적으로 더 충원하고 있는 것처럼, 특수교사도 이런 방식으로 충원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국유아특수교육과학생연대 박재희 의장이 "특수교사 정원 확보는 단순히 특수교사 숫자를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교육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유아특수교육과학생연대 박재희 의장은 “연대회의의 지속적인 요구로 교과부가 행안부에 1,500명의 특수교사 증원을 요청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7월 말 면담과 8월 중순 간담회에서 행안부는 교과부의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계속 고수했다”라면서 “행안부는 국가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예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러한 증원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문제는 단순히 특수교사 숫자를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교육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모연대 민용순 부회장은 “행안부 말대로 매년 135명씩 특수교사를 증원하면 법정정원을 확보하는데 반세기가 걸린다”라면서 “비장애인학생들은 교사 확보율이 80%가 넘는데 왜 장애학생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사확보율이 60%밖에 안 되는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부회장은 “장애인에게 교육은 말 그대로 생명이기에 장애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안부 장관은 당장 사퇴하라”라면서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사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계속 투쟁해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김영진 학생은 “동정과 시혜가 아니라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 보장을 위해 교사가 되려는 예비교사들이 많이 있다”라면서 “하지만 교사 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 임용고시 재수, 삼수, 기약 없는 기간제 교사 생활을 이어가다가 대부분 다른 길을 찾아가게 된다”라고 전했다.

 

김 학생은 “교사 되기 어렵게 만든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교사가 학교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예비 교사의 20대 청춘을 임용고시에 목을 매는 바람에 오히려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한다”라면서 “더 이상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박탈하지 말라”라고 성토했다.

 

연대회의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결의대회가 열리는 동안 행안부와 한 시간 동안 면담을 진행하고 나왔는데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라면서 “작년 선에서 미비하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보아 지난해처럼 135명 선에서 증원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도 집행위원장은 “행안부와 기재부와의 협의가 끝나는 9월 20일 무렵이면 내년 특수교사 증원이 확정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한 달 정도”라면서 “이 기간 동안 우리가 어떻게 투쟁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최소한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대회의는 이날 결의대회 후 긴급회의를 열고 8월 말부터 9월 20일까지 집회, 농성, 행안부 장관 따라잡기 등 총력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참가자들이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에 미온적인 정부 부처들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중앙청사 후문 인도를 가득 메운 참가자들.

▲연대회의 도경만 집행위원장이 행안부 면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