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4 다섯째날 이야기(10월 9일)
울산 동구 남목1동~ 울산 북구 정자항

▲균도는 바다가 좋아요.

저녁에 대중목욕탕에서 균도를 말끔히 씻겼다. 며칠간 바깥 공기에 노출되어서인지 균도가 점차 검정으로 변해간다. 거뭇해진 턱수염이 왠지 어색해 보이는 청년 이균도다.

나의 아들은 이제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가 보기에도 이제는 건장한 청년이다. 세상걷기를 처음 갈 때만 해도 어린 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의젓하게 길을 간다.

이번 세상걷기는 시일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우리는 어느 때보다 목적이 있다. 절박해야만 희망이 있다. 우리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그 절박함에서 인생을 살아간다.

보기에는 누구보다도 의젓한 균도 역시 부모를 힘들게 한다. 집안에서의 과잉 행동으로 인한 공포. 가족들에게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두려움의 존재로 변하고 있다. 아빠는 나이가 들어 균도보다 힘이 약해 이제는 걸어가는 보호자 역할만 하고 있다.

그래서 죽기 전에 한 번 이루어보자고 발달장애인법 원안 통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는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하다.

보여주지 못하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 무리하면서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다가올 대통령선거에 꼭 우리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걸어간다. 이제 시작이다. 그 뜨거운 발걸음에서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꼭 이루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발지에서 '오늘은 누가 올까?' 돌아보는 균도… 그 균도에게 힘을 주세요!

균도와 세상걷기는 발달장애인법 원안 통과, 기초법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서 국토를 걷습니다. 절박함에서 묻어 나오는 우리 부자의 현실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꼭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잊히기보다 기억되기 원하면서 대중을 향해 내일도 열심히 걷겠습니다.

오늘 가는 길에 우리를 응원해준 사람들의 박수에 힘을 냅니다.

▲이 길 끝에는 희망이 있다.

▲오늘은 경찰과 함께 걷는다.

▲과자를 들고 좋아하는 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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