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서 열차 타려던 장애인 바닥으로 추락
롤 경사로 중심 흔들려…휠체어 바퀴 옆으로 빠져

한국철도공사가 도입한 ‘롤 경사로’가 결국 사고를 내고야 말았다.
25일 오전 10시 50분 경 동대구역에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김시형 씨가 롤 경사로를 이용해 무궁화호(RDC차량)에 오르던 중 경사로 중심이 흔들리며 전동휠체어가 경사로를 이탈, 김 씨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김 씨는 “경사로에 오르는 과정에서 휠체어 바퀴가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라고 했다. 김 씨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으로, 한국철도공사가 새로 도입한 무궁화동차의 편의시설과 롤 경사로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다른 회원과 함께 열차에 오르다 사고를 당했다.
김 씨는 사고 당시 머리 쪽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져 목과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으며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으로부터 척추염좌 진단을 받았으며, 2~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다.
김 씨는 “기존 KTX 경사로처럼 경사로 양 옆에 안전 펜스가 있었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롤 경사로는 경사로 자체를 고정하는 장치가 없고, 경사로 각도가 원만하지도 않은데다가 경사로도 두 갈래로 갈라져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롤 경사로는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운행하고 있는 KTX-2(KTX 산천)과 개조형 무궁화동차(RDC) 탑승 시 이용하는 것으로, 장애인이동권연대 등이 안전성에 문제제기를 해왔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공운수노조철도본부 등은 안전한 열차 이용 환경 마련을 촉구하는 전국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6일 오전 10시 동대구역 정문 앞에서 ‘안전한 열차 이용을 위한 안전인력 확보와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동대구역장,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