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갤러리에서 6일부터 12일까지
현장 활동가, 장애인야학 학생 등 통해 '장애인의 삶' 표현

청각장애를 이유로 대학에서 해직당한 뒤, 법적 다툼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한 안태성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전 교수가 개인전 ‘중증장애인 50인 캐리커쳐전’을 열고 있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안 교수가 바라보는 ‘장애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안 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만난 장애인운동 현장의 활동가, 장애인야학 학생 등을 캐리커처로 그린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캐리커처라는 기법상 어떤 이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어떤 이는 특정 부분이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액자 속에 남았다.
6일 늦은 4시 30분경 혜화역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오픈식에서 안 교수는 “이 전시의 목적은 장애인의 인생과 삶을 보여주는 것이며, 사회에 대한 문화예술적인 경고이자 메시지”라며 “그러기 위해서 떨리는 손으로 침침한 눈으로 계속 그렸다. 이게 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안 교수는 “회화나 미술사적으로 지난 수천 년간 장애인을 표현한 실례는 거의 없었다. 장애인을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으로 취급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예술사였다”라고 지적하며, “그러나 저는 장애인이야말로 진정한 108번뇌의 산증인이자 정신적 고독이 깊이 내재된 예술적 존재라는 사실을 이번 작업에서 깊이 깨닫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 교수는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진정한 예술적 존재이자 철학적 존재인 장애인을 그릴 것”이라며 “장애인을 위해서 풍찬노숙하며 고난의 길을 가시는 선생님들께도 여기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그간의 노고를 푸시라고 보내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오픈식에 참가한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사회에 방치되어 있는 약자들인 중증장애인들의 모습을 개성 있게 표현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작품에 잘 담아내셨다”라며 “장애인 당사자가 낙심하지 않고 안 교수님처럼 예술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더 큰 활동을 할 기회가 오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안 교수를 처음 만나 함께 복직 투쟁한 일을 이야기하며 “지치지 않고 계속 싸우셨고 그래서 승리하셨기 때문에, 지금 여기는 치유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김 사무국장은 “사람의 아픔을, 누구도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잘 표현하는, 다른 예술과는 다른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교수님이 앞장서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사 안에 있는 혜화역갤러리에서 계속된다.
안 교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으며,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에서 교수로 일했다. 현재는 나사렛대학교 외래교수로 있으며, '외인부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미술대전, 동아미술제, 서울만화전 등에서 수차례 수상한 바 있고, 개인전과 단체전도 꾸준히 열어왔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장애인 문제를 다룬 '장애 차별 만·화·전'을 기획해 이끌며 매년 전시를 열고 있다.
![]() ▲자신의 캐리커처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관람객. |
![]() ▲오픈식 참석자가 벽에 걸린 전시물을 보고 있다. |
![]() ▲전시된 작품 모습. |
![]() ▲안 교수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전시 오픈식 모습. |
![]() ▲안 교수에게 축하 말을 전하는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 |
![]() ▲안 교수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 |
![]() ▲안 교수와 전시 오픈식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 ▲안 교수가 자신을 표현한 작품 '검은 눈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