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채움누리학교 독립된 교육공간, 교사 부족 어려움
"교사 부족해 선생님들이 펑크내실 때마다 가슴 조마조마”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이사장 박명애 · 아래 전장야협)는 전국의 장애인야학 현황 파악과 어려운 점 등을 듣고 원활한 야학 운영을 독려하기 위해 전국 야학탐방을 시작했다. 비마이너는 전장야협과 함께 장애인야학 현장을 동행취재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
 |
 ▲ 채움누리학교 이민선 교장 |
"교육 공간이 저희만의 공간이 아니라서 화요일 목요일에만 야학이 할애를 받았어요 "
7명의 학생과 6명의 교사가 검정고시를 목표로 배움을 나누는 성인장애인야학 채움누리학교. 의정부 경기도 2청사 우정프라자 2층에 자리 잡은 이곳은 진보신당, 의정부여성회 등 3개 단체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온전한 교육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아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교실 사용이 가능한 날이 일주일에 두 번이다 보니 이틀에 수업을 몰아서 진행하고, 금요일은 초등, 수능 과정의 학생들을 방문해 수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하루에 소화해야 할 수업량이 많아 중증장애인에게는 체력적으로 힘든 점도 있지만,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의는 무엇보다 높아 수학 수업 시간 전 예습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채움누리학교는 공교육에서 소외된 의정부지역 성인장애인들을 위해 2009년 9월 11일 개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간 문제 이외에도 교사부족에 따른 어려움도 겪고 있다. 모자라는 교사 확보를 위해 이민선 교장이 개인적으로 대학동창들에게 부탁하거나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는 진보신당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 교장은 "행정, 예산상의 문제보다 교사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 "교사의 기본적인 동력이 없으니까 선생님들이 펑크내실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라고 토로했다. 이 교장은 “대기하는 학생분들이 있는데 더 못 받는 상황”이라며 “60~70대 분들이 한글이나 알파벳을 배우고 싶어 하는데 중등과정에 투입할 수 없어 현재 대기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학생 간사를 맡은 오중영(뇌병변 1급) 씨는 “4월에 검정고시 고입과정에 합격했는데 수학기초가 부족해서 중등과정에서 수학을 배우고 있다”라면서 “원래 장차연 회원이었는데 활동하다 보니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 야학에 오게 되었다" 라며 입학 동기를 밝혔다.
오 씨는 야학의 교육환경 대해 “세 단체가 같이 쓰다 보니까 교실을 사용할 때 우리 시간에 맞추기가 어렵고, 시간이 촉박해 일주일에 두 번 몰아서 수업하니까 힘든 부분이 있다”라면서 “공간 확보를 위해 성인 야학 지원금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순(지체장애 1급) 씨는 어려운 환경에도 "예전에는 A, B, C, D밖에 몰랐는데 수학문제 하나 푼다든지 몰랐던 것을 하나씩 배우는 것이 참 재미있다"라고 배움의 즐거움을 전했다.
하지만 김 씨 역시 “교제도 부족하고 수업 시간도 부족하다"라면서 "일주일 두 번, 수학 한 시간 영어 두 시간 공부하는 걸로는 부족함을 느낀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씨는 수업일정에 대해 “선생님들은 봉사활동이라 학생 시간에 맞추기 어렵다"면서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면 좀 더 떳떳하게 권리를 요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 수학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
채움누리학교 수학과목을 담당하는 유상열 교사는 "야학 학생들을 가르친 지는 2개월 정도 됐다" 라며 "봉사활동이란 게 미루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한번 시작해보자고 결심하고 수업을 맡게 됐다"라고 야학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유 교사는 수업진행에 대해 "아무래도 학생들의 수준차가 많이 나서 눈높이를 맞춰서 하는 게 어렵다"라면서 "학생들이 열의는 상당히 높은데 학습 시기를 너무 많이 놓쳤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지만, 학생분들이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유 교사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재를 찾기 어려워서 제가 따로 제작하기도 한다" 라고 덧붙였다.
채움누리학교는 만학에도 배움을 통해 저마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자신의 앎을 나누는 자원활동 교사들이 함께 배움의 공간을 엮어내면서 지역사회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채움누리 야간학교 교사모집 연락처 031-851-8103 상담시간 오후 1시 ~ 3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