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불어라 노들음악회' 21일 늦은 7시 열려
21일부터 엿새 동안 노란들판의 꿈 행사 이어져

▲노들음악대가 연주하는 모습.
"시혜와 동정의 시선을 거부하고 장애해방가를 연주하다. 우리의 음악이 우리의 무기다."(노들음악회 두 번째 영상 중)
 
2010년 9월 교실 한구석, 묵어가는 8개의 드럼과 한 대의 기타,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7명, 교사 3명, 자원활동가 2명에서 출발해 3년 동안 장애해방의 연주를 이어온 노들음악대가 ‘노들20주년 노란들판의 꿈(아래 노란들판의 꿈)’ 행사 첫날을 장식했다.
‘우당탕탕 불어라 노들음악회’가 21일 늦은 7시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들20주년 노란들판의 꿈 추진위원회의 주최로 열렸다.
▲발언하는 김호철 씨.
노들음악대와 함께하는 노동가요 작곡가 김호철 씨는 “노들음악대의 음악은 우리가 거리에서, 방송에서 듣던 것과 다르다”라면서 “악조건 속에서 열심히 연습했지만, 박자가 어긋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박자가 어긋나는 것이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김호철 씨를 비롯해 노들장애인야학 박준호 교사, 김남옥, 장애경, 정수연, 방상연, 안정란 학생 등 15명은 무대 위에서 장애해방가, 임을위한행진곡, 등대지기, You raise me up(유 레이즈 미 업 - 당신은 나를 일으켜줍니다), 인터내셔널가 등 8곡을 연주했다.
하모니카로 홀로 ‘You raise me up’을 연주한 박정숙 학생은 “하모니카를 불게 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도레미파솔라시도도 제대로 못 했다”라면서 “이 노래가 아주 좋아서 연주하고 싶어서 사고를 쳤다”라고 밝혀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노들음악대가 사용하는 악기는 각각 학생들에게 맞게 만들어졌다. 방상연 학생은 전동휠체어를 움직이던 발로 풋심벌을 치고, 전신을 움직이기 어려운 정수연 학생은 손으로 줄을 살짝 잡아당겨 벨을 울렸다.
김호철 씨는 정수연 학생이 연주하는 벨을 가리키며 “사실 세상에는 많은 악기가 있지만, 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악기는 없는 것 같아서 수연 학생에게 딱 맞게 만들어 보았다”라면서 “줄을 당기면 백열등이 켜지고 바람개비가 돌아 벨이 흔들린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정수연 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노들음악회에는 노동가수 지민주 씨, 몸짓패 들꽃,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 노동가수 박준 씨가 축하공연을 진행했다. 노들음악대는 노동가수들의 축하공연 중간에 북을 치고 트럼펫을 불며 연주로 함께해 공연을 풍성하게 했다.
또한 공연 중간에는 노들음악대가 다양한 소리로 시혜와 동정의 시선을 거부하고 장애해방의 노래를 연주해온 날들이 영상을 통해 상영되기도 했다.
이날 노들음악회 마지막 순서에서 김호철 씨는 장애해방가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장애해방을 함께 이야기했던 친구 중 이 세상에 없는 동지들이 있다. 장애해방가를 만들 즈음에 알았던 참 착하고 순한 정태수 동지가 생각나 지금껏 이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묻는 게 싫었다.”
이어 노들음악대와 청중이 장애해방가를 함께 부르며 이날 음악회를 마쳤다.
▲7명의 내·외빈, 학생들이 테이프절단식을 하는 모습.
한편 노들음악회에 앞서 엿새 동안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될 노란들판의 꿈 개막식이 열렸다.
노들장애인야학 박경석 교장은 여는 발언에서 “20년 전에 아무것도 없었을 시절,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척박했던 시절을 견뎌오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투쟁하는 장애인들이 학교로 모이기 시작했다”라면서 “노들음악대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하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노들이 원하는 것과 노들이 원하는 세상으로 향하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 장애인지원실 염춘미 실장은 “노들음악대 분들이 준비하느라 많이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어떤 음악회보다 큰 감동이었다”라면서 “100년 노들야학을 기대하며 20살 노들야학의 생일을 축하한다”라고 축사를 전했다.
이어 노들야학 학생과 박경석 교장,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영희 소장, 국민은행 대학로점 차무영 부지점장 등이 무대 앞으로 나와 노란들판의 꿈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절단식을 진행했다.
21일 개막식과 노들음악회로 시작한 노란들판의 꿈 행사는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22일에는 ‘노들에 홀리다-노들영상제’, 23일에는 ‘잠시만요, 종로사람들 노래하고 가실게요-동네노래자랑’, 24일에는 ‘노들바람이 부는 책-<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 북 콘서트’가 늦은 7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오는 26일에는 20주년 본행사 ‘우리가 가장 예뻤을 때, 노들’이 늦은 6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리며, 이날 낮 12시부터 5시까지는 미술작품 전시회, 미니 보치아 체험마당 등 참여마당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식 여는 발언을 하고 있는 박경석 교장.
▲여는 영상을 보고 있는 청중.
▲음악회 사회를 맡은 노들장애인야학 허신행 교사가 음악대원을 소개하고 있다.
▲정수연 학생이 연주하는 악기. 아래 있는 줄을 잡아당기면 바람개비가 돌며 벨이 울린다.
▲몸짓 공연하는 몸짓패 들꽃.
▲전기영 학생이 '등대지기'를 하모니카로 연주했다.
▲아들과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고 있는 노동가수 지민주 씨.
▲'You raise me up'를 하모니카로 연주하고 있는 박정숙 학생.
▲공연 중인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
▲노래에 장단을 맞추는 음악대를 바라보며 공연하는 박준 씨.
▲'장애해방가'를 따라 부르고 있는 야학 학생.
▲음악대 선생님인 김호철 씨와 박준호 교사가 트럼펫을 합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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