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나요?

제 이름은 선철규입니다. 전주에서 홀로 자립생활하는 일명 벼락맞은 지렁이랍니다. 지렁이는 제 별명이지요.

저는 장애인시설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20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시설에서 나와 전주에서 자립생활을 하며 살고 있답니다. 이 사회에서는 장애인이라고 하면 꼭 시설만을 생각합니다.

 

외딴 곳에 다들 모여서 살고 있는 시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시설에서 살고 싶은 건 아니랍니다. 여건이 주어진다면 시설에서 나와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만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여기는 지하철은 없고, 버스만 있고, 그것도 제가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지만요. 저와 같은 장애인이 지하철을 타려면 고민부터 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에게 계단은 별거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무척 힘들답니다. 경사가 심한 계단을 만나면 저는 마치 거대한 히말라야 산처럼 보인답니다. 더군다나 엘리베이터나 경사로조차 없는 곳에서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어찌나 바쁜지 도움을 요청할 틈조차 주지 않는답니다. 그게 도와주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들만의 탓은 아니겠지요.

저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와 같은 장애인들은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 아니라고. 마치 우주에서 온 외계인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거대한 히말라야 산처럼 보이는 주변의 계단보다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조금 더 나은 사회에서 살고자 희망하는 건 여러분이나 저와 같은 장애인이나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시설이 아닌 이 사회 안에서 웃고, 때론 우는 그냥 평범한 한 사람으로 살고자 합니다.

그러니 그렇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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