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디자인서울과 명품도시를 내걸고 추진되었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지난주 완공되었습니다. 매일같이 출퇴근하며 이를 지켜보는 사람은 피곤합니다. 시민 혈세 약 5천억 원이 투입되었고, 일 년 동안의 시설 유지비가 약 350억 원이 예상된다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 금액은 서울시 한해 노숙인 지원 예산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랍니다.
총 길이 533m로 알려진 ‘디자인둘레길’과 4층 높이의 조형계단도 피곤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야말로 장애인과 노약자에게는 난코스입니다. 실용적인 측면과는 거리가 먼,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 건물로 알려진 만큼 편히 앉아 쉴 공간조차 없습니다. 한마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도시빈민을 몰아내고 장애인의 접근권조차 허용하지 않던 청계천을 두고 차별천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1925년 지어져 수많은 사람의 애환이 담겨 있는 최초의 근대체육시설 ‘동대문운동장’은 결국 허물고 말았습니다. 멈춰 서서 오래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걷어내고 주변 환경과 무관한 조형건축물을 지어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무의미한 랜드마크를 마구잡이로 짓는 행위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삶과 공동체를 유린하는 악순환은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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