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혐오 반대의 날' 맞아 국립국어원에 1차 서명 전달
"사랑은 모두에게 평등, 국립국어원은 새겨들어야"

이성애 중심적인 '사랑' 뜻풀이에 반대하는 서명 참가자가 한 달여 만에 5676명(15일 기준)에 달한 가운데,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 명부를 국립국어원에 전달했다.
지난 2012년 11월 국립국어원은 '이성애 중심적인 언어가 성소수자 차별을 만든다'는 대학생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표준어대사전의 '사랑', '연애', '애정', 연인', '애인' 등 5개 단어의 뜻을 성(性) 중립적인 쪽으로 바꾼 바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동성애를 조장한다'라는 등의 보수 기독교계 요구를 받아들여 '사랑'의 단어 뜻풀이를 다시 이성애 중심적으로 돌려놓았다.
이 같은 사실이 올해 3월 뒤늦게 밝혀지자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재개정 철회를 요구하며 4월 14일부터 온라인·오프라인 서명운동에 돌입한 바 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16일 이른 11시 서명 명부 전달에 앞서 국립국어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국어원이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차별적인 '사랑' 뜻풀이를 다시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성소수자 당사자인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는 "국립국어원이 말하는 사랑에 성소수자들의 사랑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며 국립국어원의 뜻풀이 재개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지지발언에 나선 정의당 이정미 부대표도 "말을 어떤 의미를 담아 쓰느냐는 사람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사랑'의 뜻에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것은 성소수자들을 유령취급 하는 것"이라며 "국립국어원은 지금 말을 통해 성소수자에게 횡포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제출한 이날 서명 명부는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1차 서명 명부를 전달하는 것으로, 이들은 국립국어원이 재개정을 철회할 때까지 서명운동 등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아바즈 청원 바로가기(http://tinyurl.com/przihiv)

![]() ▲차별적인 '사랑' 뜻풀이 재개정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