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의 두개의 시선
청계천은 복원되었으나 가난한 이들은 쫓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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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9년 전 청계천에서 농성하는 모습입니다. 벌써 그리 시간이 흘렀군요. 당시 청계천을 차별천이라고 외쳤을 때 사람들은 외면했습니다. 대신 많은 사람이 청계천을 비롯하여 서울지역의 개발에 손뼉치며 환호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장밋빛 청사진에 눈먼 이들은 가진 자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개발은 로또 다음으로 하루아침에 돈을 벌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청계천을 ‘차별천’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청계천은 복원되었지만 그만큼의 대가도 가혹했습니다. 주변의 영세상인들과 노점상 그리고 세입자들은 삶에 보금자리를 잃고 어디론가 떠나야 했습니다. 결국 모두들 청계천 복원공사를 앞두고 환호할 때 차별천이라 외쳤던 장애인들의 주장이 맞았던 것입니다. 당신들이 살아온 삶의 직관이 이대로라면 청계천은 장애인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차별천이 될 것이라고 먼저 깨달았던 것은 아닌지요. 아쉽게도 이처럼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펴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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