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아이다호 공동행동 열려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청소년 성소수자 절반이 자살시도 경험… “혐오는 삶과 죽음의 문제”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성소수자 활동가가 516 아이다호데이를 기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IDAHO :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 아래 아이다호)을 맞아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등을 비롯한 제 단체들도 “모두의 존엄과 인권을 위해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에 함께 하겠다”며 적극 연대 의사를 밝혔다. 

 

국제사회에선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정신 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날인 1990년 5월 17일을 기념하여 매년 5월 17일을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로 정하고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에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며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한국사회 성소수자 단체들 또한 매년 5월 17일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2015 아이다호 공동행동은 11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성소수자 활동가들과 함께 성소수자 인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2015 아이다호 공동행동은 오는 16일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다.

 

이들은 최근 일부 보수기독교 세력과 우익 정치단체들을 중심으로 동성애 혐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이러한 행위가 “성소수자의 존엄을 짓밟으면서 한국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 수준을 후퇴시키고 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성소수자 혐오 세력에 의해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가 무산되고, 이어 서울시의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제안됐던 서울 성북구 ‘청소년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예산이 불용처리 된 바 있다. 또한 올해 3월, 교육부가 배포한 학교 성교육표준안엔 사실상 성소수자를 성교육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이 담겨 성소수자인권단체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대 레즈비언의 키스 장면이 담긴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내렸으며, 법무부는 성소수자 인권재단 ‘비온뒤무지개재단’의 법인 설립을 불허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이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넘나들며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장서연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변호사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지적하며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생기면서 인권위법에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금지를 명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년에 걸쳐 제도적으로 성소수자 권리엔 진전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현재 ‘동성애는 죄’라며 자기 목숨을 걸고 차별금지법을 저지하겠다는 목사가 인권위원으로 자리한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장 변호사는 “이러한 역주행을 막는 것은 시민사회의 공고한 연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 이후에 시민사회와 진보정치, 인권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위축되지 말고 연대하여 극복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류 세월호국민대책회의 활동가는 “5월 16일 아이다호데이에 많은 사람이 모이길 요청한다”면서 “성소수자의 모든 것에 대해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어떠한 타인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함께하기 위한 시작이 된다. 그런 마음으로 5월 16일 많은 이들이 혐오에 맞서 외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맞아 장애인, 이주노동자, 인권시민사회단체, 정당 등도 “모두의 존엄과 인권을 위해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에 함께 하겠다”며 적극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장애인, 이주노동자, 노동자 등 사회 각층의 소외된 이들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함께 맞서 싸울 것을 밝혔다.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는 “그 누가 무슨 권한으로 성소수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는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말도 되지 않는 혐오의 대상이 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성소수자는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밝혔다.

 

베트남공동체 원옥금 대표는 “국적, 성적지향, 장애 등은 달라도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야말로 인류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라면서 “베트남공동체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로 나가기 위해 무지개행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라고 연대 의사를 밝혔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공격은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또 다른 폭력”이라면서 “노동자 중에도 성소수자가 있다. 그들의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민주노총도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5 국제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 공동행동에 따르면, 2014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성소수자들 가운데 45.7%가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을 전하며 “성소수자 혐오는 단지 법률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문제”라면서 “정치인들과 공공기관이 성소수자 혐오를 용인하고 주요 언론에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가 게재되는 상황을 사회적으로 용납해서 안 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중단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