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절감만을 목표로 강화되고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 촉구
"등급제 폐지는 자립생활의 새로운 단계 나아가는 계기"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는 10일 이른 11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장애등급제와 활동보조 대상제한의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4일째 진행 중인 장애인활동보조살리기 노숙농성을 지지하며 앞으로 장애자녀 부모들이 노숙농성에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모연대 유경미 경기지부장은 “1급 장애인임에도 장애등급 심사 때문에 활동보조서비스나 장애인연금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일들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라면서 “이는 복지예산 삭감일뿐만 아니라 복지정책의 후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지부장은 “부모연대의 단식농성과 삭발투쟁을 계기로 지역에서는 뭉쳐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하고 “현재 노숙농성이 진행 중인데 장애인 부모와 장애당사자의 결집으로 장애등급제 폐지에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형숙 회장은 “사회복지의 날인 9월 7일 시작한 이번 노숙농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등급제 폐지”라며 “현재 1급이 아니면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데, 앞으로 2,3급, 더 나아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필요한 만큼의 서비스를 주는 당당한 그날까지 함께 투쟁하자”라고 강조했다.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최석윤 회장은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한 장애아동이 다른 부분은 마비인데 발가락이 움직인다고 1급에서 2급으로 하락했다는 기사를 읽었다"라며 "그렇다면 발달장애인의 경우 95%가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으므로 1급을 받을 수 없어 그 누구도 미래에 대해 구상하고 희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발달장애인의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장애등급제와 소득기준을 폐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인천 민들레장애인야학 문상민 사무국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십여 명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시작한 버스 점거, 도로 점거 등의 투쟁이 지금 도로에 다니는 저상버스를 만들어냈다"라면서 "이 대통령이 시장이었을 때는 되었는데 지금은 왜 안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문 사무국장은 "장애등급제가 있는 한 예산과 서비스 제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하고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부모연대는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보신각 앞에서 4일째 진행 중인 장애인당사자들의 노숙농성을 지지하며, 오로지 예산절감을 목표로 강화되고 있는 현행 장애등급제의 근본적인 폐지”를 요구했다.
이어 부모연대는 “장애등급제 폐지의 전 단계로 올해부터 일부 장애유형에서 강화된 등급판정기준의 철회, 모든 신규서비스 및 활동보조의 경우 2년마다 적용되는 등급재심사 의무화 방침 철회, 활동보조 등 사회서비스에 있어 1급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침의 철회” 등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