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농성투쟁 3주년 맞이 '삶삼한 연대' 투쟁결의대회 연대발언

(*편집자주: 지난 8월 21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투쟁 3주년 맞이 '삶삼한 연대' 투쟁결의대회에서의 고예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의 연대발언 전문입니다.)

벌써 광화문 역사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3년입니다. 그 사이 420, 이동권 투쟁, 그린라이트 등의 무수한 투쟁들과 희생들이 있었던 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중 저한테 제일 기억에 남았던 투쟁은 아무래도 최근 아주 핫한‘95일의 전투, 그린라이트’인 것 같습니다. 저도 매번 참여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조금이지만 변화되고 있는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인물과 설명을 요구하는 분이 계신가하면 경찰에게 같이 따지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95일 동안 그린라이트를 진행하며 가장 크게 힘을 받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95일 동안 매일매일 시민들의 욕 한 바가지와 차들의 경적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열심히 국무총리 면담촉구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를 외치며 그린라이트 투쟁을 한 지역 동지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위 내용에 이어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 현재 농성장에는 많은 영정사진들이 놓여있습니다. 장애등급으로 인해서, 또는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일어난 안타까운 죽음들입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한달 전, ‘이한열 기념관’에서 10월에 [보고 싶은 얼굴들]이라는 주제로 사회적 문제로 돌아가신 장애인 당사자의 상황이나 얼굴을 그림으로 그려 전시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제안을 받아 故김주영 동지를 그림으로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주영 동지는 24시간 활동보조를 받지 못해 숨졌습니다. 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홀로 있다 화마로 숨진 故송국현 동지,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뒤 홀로 있다가 호흡기가 빠져 숨진 故오지석 동지... 중증과 최중증 장애인에게는 위태롭고 불안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활동보조 24시간의 요구는 아직도 숙제처럼 우리의 투쟁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 우리의 요구안을 들어주는 그 날까지 열심히 투쟁합시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정부로 인해 농성이 길어지고 이것이 동지 여러분들에게 조금은 지친 마음을 들게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농성장이 한시라도 빨리 없어져야 마땅하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3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준 농성장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농성장이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동지들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성장을 지키고, 그린라이트를 통해 싸워주신 모든 동지 여러분들 고생하셨고, 고맙습니다.

지금 여기 맡은 역할을 다하며 열심히 뛰고 계신 광화문 공동행동 집행 위원 동지들도 너무너무 수고 많았고, 앞으로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힘차게 투쟁해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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