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04개 상영작 중 배리어프리 영화는 단 12편

▲지난 10월1일,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그러나 장애인은 여전히 그 축제에서 소외되고 있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아래 BIFF). 과연 장애인은 이 ‘축제’를 얼마나 즐길 수 있을까.

BIFF는 지난 2009년부터 장애인이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를 상영해왔다. 그러나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영화 수 자체가 적을 뿐 아니라, 그마저도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지원의 질 역시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IFF의 장애인 접근성을 모니터링한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해운대센터)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고려 없는 BIFF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해운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BIFF 전체 상영작은 312편이었고 이 중 배리어프리 영화는 5.8%에 불과한 18편이었다. 올해는 이마저도 12편으로 줄어들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BIFF측은 작년까지 '노인·장애인 전용관'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장애인을 하나의 상영관에 집결시켜 인권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IFF는 작년에 기술자막과 화면해설이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하고, 올해 영화제의 전 영화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해운대센터는 “올해 영화제서는 여전히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 작년에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사용도 불가능하다는 답만 들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게다가 "한글자막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 예산을 들여 도입한 '캡티뷰'가 영화제 기간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청각장애인이 한글자막을 통한 관람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문제도 생겼다"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BIFF측은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영화제 상영 극장 전체 맨 앞줄과 뒷줄에 휠체어석을 지정하여 안내하고 있고, 배리어프리 상영관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면 해설 수신기 20대,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지원 스크린이 부착된 좌석 10곳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배리어프리 영화에 '관객과의 대화(GV)'가 있는 경우 수화통역도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운대센터는 "결국 BIFF에서는 제한된 수의 장애인만이 지정해 주는 장소에서 제공해 주는 영화만 봐야 한다."며 "모든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1년을 기다려온 시청각장애인들에게 허탈함을 안기고 축제에서 또다시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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