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평생교육 전담 기관 구성에 난항

대구시가 장애인 평생교육 진흥 계획을 수립했으나, 사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22일, 대구광역시와 대구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주최한 '대구시 장애인 평생교육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대구경북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학령기에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던 성인 장애인들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편의시설 미흡이나 사회적 인식 문제 등으로 인해 학령기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장애인들은 평생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평생교육에서마저도 장애인은 기회의 평등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대구시의 경우 평균 평생학습 참여율이 32.3%임에 반해, 장애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3년 교육부는 '제4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서 시도별 장애성인 평생교육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대구지역 장애계는 지난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장애인의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해왔다. 장애계의 이런 지속적인 요구에 대구시는 관련 예산을 책정하고 대구경북연구원에 연구 의뢰를 맡기게 되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올 한 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대구시 장애인 평생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기반하여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번 토론회는 본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와 장애계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된 것이다.
이정미 대구평생교육진흥원 정책연구팀장은 대구시 장애인 평생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프로그램의 다양화 및 특화 프로그램 마련, 인력 등 인프라 확충, 접근성 제고(원격교육 도입 등)가 대구시 장애인들의 주된 요구사항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접근성부터 프로그램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효과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기구가 설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흩어져 있는 장애인 평생교육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고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두루 높일 수 있어야 장애인 평생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구 장애계는 전담 기구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기구가 실효적으로 설립 및 운영되기까지 고려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실효성있는 추진체계 확보와 충분한 예산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전근배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대구시 예산에서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6년 대구시 예산을 보면, 전체 교육예산 중 평생·직업교육 부문 비중은 0.0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 활동가는 “장애인 평생교육 분야 예산 총량이 기본적으로 확충되기 위해 필요한 별도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이상 ‘현재 예산을 잘 써보자’라는 식의 논의마저도 힘든 조건”이라고 전했다.
조민제 장애인지역공동체 사무국장은 기구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추진체계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국장은 “(당사자들은) 기구의 권한과 충분한 인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험을 현장에서 충분히 느껴왔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조 국장은 대구시가 예산 확보와 전담기구 마련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원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국장은 “대구시가 2016년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예산을 확대하기는 했으나, 2016년부터 매년 2억 원을 책정하여 전담기구 운영 예산으로 확보하려 했으나 무산되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현재 전담 기구가 독립적으로 세워지지 못하고 대구평생교육진흥원에 업무 이관만 되어 있는 상태. 추가적인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채 기존 자원을 활용하려다 보니 전문성이나 실효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장애인 평생교육의 경우 비장애인과 달리 장애특성에 따른 요구가 다양하여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진행하려면 시간이 너무 더뎌진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었다”며 “대구시가 장애인 평생교육 사업의 시급성을 인지하여 사업을 빨리 시작하려다 보니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나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