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박영선 의원, 극우기독교 기도회 참석해 혐오 발언 쏟아내
박영선 의원 “차별금지법, 인권관련법 다 반대… 누가 이걸 찬성하겠냐?”

극우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국회 기도회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에 대해 성소수자 단체가 규탄에 나섰다.
극우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국회 기도회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에 대해 성소수자 단체가 규탄에 나섰다.

극우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국회 기도회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에 대해 성소수자 단체가 규탄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은 지난 2월 29일 극우기독교 단체인 대한민국살리기나라사랑운동본부(대표 이영훈 목사)가 주최하고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표 전광훈 목사)가 주관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법(아래 인권위법) 조항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아래 한기총) 등 극우기독 단체가 모인 자리였다.
 

이날 기도회에서 세계성시화운동본부 공동총재인 전용태 장로는 인권위법과 차별금지법을 설명하며 “우리나라는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 동성애 자유국가다”면서 “그런데 이 법은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동성애를 나쁘다고 하거나 목사가 설교하거나 부모가 교육하면 비정상으로 보고 불법화하고 범죄로 처벌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장로는 “인권위법에 독소조항이 4가지가 있다”면서 그중 한 가지인 동성애를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에 대해서는 여러분(기독교 관계자)이 원하시는 대로 방침을 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극우 기독단체에 적극적으로 편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영선 비대위원은 한술 더 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박 비대위원은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관련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한다. 누가 이걸 찬성하겠나”라면서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법이다. 그래서 이런 법에 더불어민주당은 이 자리에 계신 한기총 모든 목사님과 기독교 선교들과 뜻을 같이한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를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드린다”고 외쳤다. 그러나 박영선 의원은 2013년 2월 김한길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러한 여야 대표의 모습에 전광훈 목사는 “여러분이 모인 위력 앞에 두 당 대표님이 오셔서 항복 선언을 한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등은 3일 국회 앞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혐오와 차별에 동조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등은 3일 국회 앞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혐오와 차별에 동조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등은 3일 국회 앞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혐오와 차별에 동조하는 두 사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대표는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 할 때 박영선 의원은 보수기독교계가 주최한 기도회에 참석해 목사들 앞에 고개 조아리며 차별선동동맹을 맺었다”면서 “테러방지법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연일 강조하는 상황에서 혐오와 차별이라는 테러를 성소수자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위기지원센터 띵동 활동을 하면서 만난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언급하며 “성소수자 청소년 5명 중 1명이 자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더러운 커넥션’은 도무지 희망이라고 부를 수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국회가 사회적 소수자를 옹호하는 곳이 아닌 차별과 혐오에 앞서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만 동성혼,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자리가 9번 이상 개최됐다”면서 “그들 앞에서 축사와 기념사를 한 국회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따라서 “성소수자 인권을 볼모 삼아 ‘한 표 더 달라’고 하는 행태는 그들에게 독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우리의 한 표를 끝까지 모아 심판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성소수자 유권자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알렸다.
 

정혜실 '경계를 넘는 아시아여성들 TAW 네트워크' 대표는 “나는 여러분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그 무슬림 남성과 살고 있는 여성이다”면서 “그는 이미 투표권을 가진 한국 국민이며, 우리 아이들은 그 아버지와 살아가며 어느덧 투표권을 가진 성인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신들은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주민의 역사 20년에서 가장 힘든 곳, 가장 더러운 곳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받쳐온 많은 이들이 무슬림이었다”면서 “6.25 때 전쟁을 도와주었던 터키, 당신들이 ‘형제의 나라’라고 했던 그 나라도 이슬람 국가다. 이 나라가 기독교, 미국의 도움 속에서만 만들어졌나.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라고 분노했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또한 “박영선 의원은 그 후 참여한 필리버스터에서 ‘우리 당이 선거 때만 되면 이념 전쟁에 말려서 졌다’며 표를 몰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념에 말리는 게 아니라 이념이 없는 게 문제”라면서 “한국 정치인은 이념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이념을 가진 것을 숨기려고 한다. 그래서 전쟁과 평화가 부딪히면 평화를 버리고, 감시와 자유가 부딪히면 자유를 버리고, 차별과 평등이 부딪히면 평등을 버린다”고 개탄했다.
 

이어 “인권운동은 이번 발언을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 선동 발언으로만 보지 않는다. 한국사회 인권 현실을 전반적으로 후퇴시키고 정치의 장에서 차별과 반인권을 선동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규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 차별이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차별을 금지하는 게 상식이라는 사회 정도는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정치인들을 다가오는 총선에서 제대로 퇴출시키는 게 이 시대 시민의 역할이자 본분”이라면서 “더러운 구호를 입에 달고서 종교 지도자 행세하는 이들도 말끔히 청산해야 한다. 참을 거짓으로, 빛을 어둠으로 말하는 이들에 맞서 우리는 제대로 된 것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극우 기독세력에게 항복 선언한 새누리·더민주는 쓰레기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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