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노들인의밤 '불어라 노들바람'열려
인형전시전, 보치아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와 전시 펼쳐져

▲노란들판의 꿈이 열린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노들야학 학생들이 만든 시와 그림들이 공원 한켠에 전시돼 있다.

▲길을 지나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토요일 오후 마로니에공원.

"사랑은 아무리 아파도 아프지 않다. 사랑은 순수하다. 순수한 사랑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아프지 않다. 인생은 사랑으로 꽃핀다. 나는 그 사랑을 하고 싶다."('사랑' - 최동운)

비가 내리는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한복판. 중증장애인이 직접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 시화전에 지역주민의 걸음이 멈춰 섰다. '사랑'은 노들장애'인야학 청솔반(초등과정) 최동운 학생의 작품이다. 노들장애인야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극단 판, 장애인자립공장 '노란들판'이 함께하는 열일곱 번째 노들인의 밤 '불어라 노들바람'이 지난 2일 늦은 2시부터 9시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렸다.

'불어라 노들바람' 행사는 해오름판과 달오름판으로 나뉘어 펼쳐졌다.

해오름판에서는 △꿈꾸는 현수막 △시화전 △인형 전시전 △벼룩시장 △마로니에 노래자랑 △바디페인팅체험마당 △제2회 함께하는 마로니에 보치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제2회 함께하는 마로니에 보치아대회'.

▲마로니에공원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은 벼룩시장.

'통크게 통하자 보치아로!! 제2회 함께하는 마로니에 보치아대회'에는 한울림 블랙샤크팀이 은평재활원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상금 15만 원과 40만 원 상당의 보치아 볼을 부상으로 받았다. 장애인자립공장 '노란들판'은 '꿈꾸는 현수막' 행사에서 즉석 사진을 찍어 지역주민에게 미니 현수막을 만들어주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신발, 시계, 옷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 벼룩시장 역시 인기가 높았다.

김희수(여. 32) 씨는 "벼룩시장에서 옷을 구매했는데 아주 저렴하게 좋은 물품을 구매한 것 같다"라면서 "마로니에공원 근처에 장애인야학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늦은 7시부터 마로니에공원 TTL 무대에서 진행된 달오름판 행사인 '노들인의 밤' 첫 무대는 자립음악가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장식했다. 이어 박하늘과 김한 어린이가 '턱을 헐어요', '다름 아름'을 불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본마당에서는 장애인극단 판이 봄·여름·가을·겨울을 주제로 중증장애인의 신체적 특성을 살린 움직임과 소품의 조화를 이용한 퍼포먼스 작품 '계절과 계절 사이'를 선보였다. 또한, 주연 배우인 임은영 씨와 문명동 씨가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단막극 '한낮의 꿈'을 초연해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장애인극단 판의 단막극 '한낮의 꿈'의 한 장면.

▲노들의 구성원들이 합창하는 모습.

노들야학 교사와 센터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몸짓패는 '마법소녀' 등의 곡에 맞춰 공연을 펼쳤고, 합창단은 '우리들의 노래는', '주문' 등의 노래로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공연은 노들의 모든 구성원이 무대에 올라 '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등을 열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굳이 여러 말 하지 않아도 나의 껍질 너의 벽 주저 없이 허물고 그저 그대로의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노랫말에는 1개월 넘게 준비한 합주와 합창 속에 '노란 들판 꿈'을 품고 가는 이들의 따뜻함이 녹아났다.  

노들장애인야학 박경석 교장은 "노들은 노란들판의 준말로 황금빛 들판을 보면서 그 수확을 평등하게 나눠 가지는 꿈을 상징하고 그 꿈이 이뤄지는 세상을 꿈꾼다는 의미"라고 소개하고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노들야학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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