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의 두개의 시선

어느 시인은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 있어 우리 생에서 몇 번이나 이 빈 그릇을 엎었다 뒤집을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한 끼의 점심을 먹습니다. 식단의 차이가 있겠으나 밥의 의미엔 차이가 없습니다.
비둘기가 있고 쫓아낼 생각도 없는 이 봄날의 점심 한 끼는 최소한 심각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길에서, 그것도 혼자서 먹는 밥 한 끼의 의미가 가볍지는 않습니다. “무거워보인다”는 것이 더 어울리는 묘사입니다. 아마도 진정 밥 한 끼를 위해서 마음속으로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수천 번 수만 번 끝없이 이 빈 그릇을 엎었다가 뒤집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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