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월드 6월 8일 완공, 특수학교는 임기 내 2곳 건립 약속

28일부터 시작된 발달장애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서울교육청 점거 농성이 4월 1일 오전 교육청과의 전격 합의 도출로 마무리됐다.
지난 3월 28일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아래 부모회)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회원 100여 명은 서울교육청 내 학교보건원 건물을 검거했다. 그 이유는 동대문구 성일중학교 내 발달장애인 직업훈련센터(커리어월드) 공사 재개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앞서 3월 23일 면담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과 20대 총선을 의식하며 공사를 미루려는 뜻을 보이자 발달장애학생 부모들이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농성 이튿날부터 장애자녀들을 학교 대신 서울시교육청으로 ‘등교’하게 하는 방식으로 교육청을 압박하기도 했다.
커리어월드 공사에 대해서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는 4월 20일 공사를 재개하는 것으로 합의에 도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서울시 내 특수학교 건립 문제가 새롭게 대두했다. 학부모들은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인 2017년까지 1곳, 2018년까지 1곳의 특수학교 건립이 실행되지 않는 것을 비판하며 하루 빨리 특수학교 건립 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2017년 개교 목표인 특수학교 1곳에 대해선 교육청이 아직까지 부지 선정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성과정에서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28일부터 진행된 발달장애학생들의 항의 등교에서 서울시 교육청은 3일간 장애학생들을 하루 3~6시간 교육청 정문 앞에 앉혀 놓고 방치한 것이다. 학생들은 몇 시간씩 땡볕에 앉아 있어야 했고, 게다가 교육청은 발달장애 학생들을 학교보건원 건물 2층에 보호하면서 부모들과 만나지 못하게 밤에는 문까지 걸어 잠그고 막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농성 기간 동안 커리어월드와 특수학교 설립 문제를 지역주민과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 문제는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이전에 의무교육 대상자인 장애학생의 기본 교육권 보장이 우선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수학교는 쓰레기 소각장 같은 혐오시설이 아니라, ‘학교’이기 때문에 “주민 설명회가 의무사항도 아니며, 이런 이유로 설립 과정에서 행정소송으로 설립이 무산된 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장애학생들의 교육청 ‘등교 투쟁’에 대해서도 “살을 베는 심정으로 장애자녀의 교육권을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주체로 나선 것”이라며 “장애자녀는 비정한 부모에 의해 투쟁의 볼모로 들여보내진 것이 아니라, 갈 곳이 없어서, ‘안전’한 교육청으로 ‘등교’하여 농성에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5일간의 농성 끝에 교육청과 학부모 측은 커리어월드 공사 재개와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조희연 교육감은 커리어월드 공사는 6월 8일까지 완공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특수학교 설립도 애초 교육청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올해 안에 1곳, 내년에 1곳의 특수학교 설립 심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