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연과 발달장애아동 위한 치료워크샵 등 진행
"만족하지만, 계층확대와 다양한 소통노력 더 바라"
제8회 국제장애어린이축제가 비영리문화단체 ‘어린이문화예술학교’(대표 김숙희)와 서울여성플라자(대표 박현경) 공동주최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스트리아 극단 메자닌 극단의 연극 ‘초콜릿 파이’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 ▲오스트리아 메자닌 극단의 '초콜릿 파이'.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이다. |
‘초콜릿 파이’는 다운증후군 장애배우와 비장애배우가 아버지와 아들로 나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초콜릿 파이를 만들며 화해하는 내용을 다룬 슬랩스틱 코미디극(연기와동작이과장되고소란스러운희극)이다. 공연을 관람하던 아동과 학부모 관객들은 두 배우의 우스꽝스러운 연기에 연방 웃음을 터뜨리기다가도, 극 중 아들이 요리를 망치려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운 듯 “안돼!”라고 소리치는 등 배우와 함께 극에 몰입했다.
호주에서 온 두 배우는 중간 중간 어눌하긴 하나 한국어 대사 등으로 극 중 상황을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초콜릿파이를 앞에 놓고 행복을 맛보는 결말부분에서는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가 이어졌다. 상설무대에서는 애벌레 인형극, 힙합댄스, 요요쇼 등이 공연됐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에코놀이터가 마련됐다. 캐리커쳐와 큰 그림 합동해서 그리기, 진흙만들기 체험행사와 함께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음악치료와 연극치료워크숍. 장애인문화예술팀이 벌이는 ‘극장길콘서트’도 진행됐다.
‘극장길콘서트’에는 ‘성동구립장애청소년합주단’의 클래식협주를 비롯해 합창단과 댄스팀 등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다양한 악기를 합주하며 교감을 나누는 음악치료워크샵 |
![]() ▲상황속에서 함께 협력심과 배려심을 키우는 연극치료 워크샵. |
음악과 연극으로 진행하는 치료워크숍도 30분씩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이뤄졌다. 음악치료워크숍은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교감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연극치료워크숍은 물에 빠진 인형을 구해내거나 함께 불을 끄는 상황극을 통해 협력심과 남을 돕는 마음을 기르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은 어린이 성폭력 예방극 ‘수호천사 미미’였다. 주인공 미미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로, 어느 날 알 수 없는 남자에게 성폭행 후 살해당하고 버려져 시체도 못 찾게 된다. 무지함 때문에 희생됐음을 깨달은 미미는 수호천사가 되어 자신의 학교 친구들을 돕기로 한다. PC방에서 성추행을 당할 뻔한 철이와 하굣길 골목길에서 납치될 뻔한 윤미를 도우며, 위험상황에서 슬기롭게 탈출할 방법들을 관객에게도 알려준다는 내용이다.
학부모들은 성폭력 예방극이 아이들에게 쉽게 위기상황대처법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초등학생이 집중하기에는 한 시간 분량의 극이 다소 길었다”, “급박한 위기상황마다 부모님 등 어른이 나타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떻게 도망쳐야 하는지 등 좀 더 구체적인 대처방안이 제시됐으면 좋겠다”라는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국제장애어린이축제의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체험한 장애·비장애아동의 학부모와 교사들은 대부분 만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6살 손녀와 함께 참석한 대방동 주민 심화섭 씨는 “손녀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했는데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할 수 있어 혼자 아이 보는 것이 수월했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북중학교 특수학급 교사인 김선 씨는 “대부분 장애아동의 경우 소리를 지른다거나 박수를 치는 등의 행위 때문에 문화행사를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이 행사는 마음껏 장애아동이 눈치보지 않고 참여할 수 있어 매년 참가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김 교사는 “축제에 ‘어린이’라는 용어 대신 ‘학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좀 더 폭넓게 장애학생들이 참가하는 장으로 키워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특수유치원 교사인 이지연 씨도 “장애아동의 경우 눈이 좋지 않은데 높은 단 위에서 공연하면 소통이 아무래도 힘든 것 같다”라면서 “단 아래로 내려와 장애아동과 함께 하는 공연을 만들어달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어린이문화예술학교는 2003년 제1회 ‘극장으로 가는 길’을 시작으로, 장애인식개선과 장애·비장애 통합시도를 위해 해마다 한 가지 장애를 정해 연구한 체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1회는 지체장애, 2회 시각장애, 3회 청각장애, 4회 안면장애, 5회 시각장애, 6회 지적장애를 다뤘고 올해는 자폐어린이를 주제로 행사를 진행했다.
![]() ▲실내에 마련된 에코놀이터 |
![]() ▲야외 마련된 흙놀이 체험행사 |
![]() ▲장애인 문화예술팀들의 "극장 길 콘서트" |
![]() ▲어린이 성폭력 예방극 '수호천사 미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