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의 빈번했던 정신장애인 혐오·비하에 부당해고, 보조금 횡령 의혹까지
정신장애인들, 심 대표 퇴진 요구하며 ‘대응모임’ 꾸려 행동 나서

정신장애인 예술단체 ‘안티카’에서 활동하던 정신장애인들이 단체내부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던 부당해고, 대표의 정신장애인 혐오·비하 발언, 횡령 혐의를 고발하며 나섰다. 이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티카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사진 강혜민
정신장애인 예술단체 ‘안티카’에서 활동하던 정신장애인들이 단체내부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던 부당해고, 대표의 정신장애인 혐오·비하 발언, 횡령 혐의를 고발하며 나섰다. 이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티카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사진 강혜민

정신장애인 예술단체 ‘안티카’에서 활동하던 정신장애인들이 단체 내부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던 부당해고, 대표의 정신장애인 혐오·비하 발언, 횡령 혐의를 고발하며 나섰다. 이들은 안티카 대응모임(아래 대응모임)을 꾸리고, 안티카에 설립 취지에 맞는 운영을 요구하며 심 아무개 안티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안티카는 지난 2019년 제1회 매드프라이드서울을 개최하며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매드프라이드는 정신장애인의 자긍심, 정신장애인의 자립과 창작을 통한 치유를 외치며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취지의 축제다. 제1회의 성공적 개최를 발판으로,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제2회 매드프라이드가 치러졌다. 이뿐 아니라 페스티벌 ‘하얀방’, 즉흥연극 ‘가족은 그때를 기억할까’ 등의 공연을 했다.

그러나 매드프라이드를 비롯한 안티카의 공연에 참가한 일부 정신장애인은 매드프라이드는 결코 자신들에게 축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비민주적이고,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정신장애인이 운영에 동원되었다”고 토로한다. 문제제기의 중심에는 안티카 심 대표가 있다. 대응모임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티카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은 실명과 활동명을 명시하고, 다른 사건에 대해서는 한글자음 순으로 제시한다.

- 밖에서는 ‘정신장애인 자긍심’ 말했던 대표, 내부에서는 ‘정신장애인 비하’

지난 2019년 10월 26일, 심 대표는 비마이너와의 인터뷰에서 정신장애인을 기다려주지 않는 사회를 지적하며, 안티카에서 “응원하고 기다리고, 돌아오면 환영해주고, 사람들과 맞춰나가면서 급성기를 겪을 때도 여기 있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안티카는 정신장애인에게 매우 이상적인 단체처럼 보여졌다. (▷관련 기사 : 사라진 친구들, 물음의 끝에는 정신장애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대응모임은 심 대표는 이와 정반대로 말하고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정신장애인의 생애경험에 대한 고려도 없었고, 비하 발언과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정신장애인 회원은 지난해 4월 자살시도 후, 폐쇄병동에 입원했을 때 ‘만약 자살 시도가 안티카 때문이라면 나가라’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해당 직원은 결국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퇴직처리 되었다. 

지난해 10월 사업진행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 정신장애인 회원들에게 심 대표는 “어차피 똥은 내가 다 닦잖아요. (중략) 선생님들은 지금 딱 애기에요. 왜냐하면 제가 밥을 떠먹여주고, 이 사업을 선생님들께서 따시면 돼요. 근데 지금 그게 안 됐잖아요”라며 “안티카 없어지면 누가 좋지, 나는 좋지. 나는 더 이상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니까”라고 말한다.

심 대표 : 근데 나보고 아까전에 일 벌리지 말라고. 선생님들이 다 책임지셔야 되는 거
회원 : 너무 (일이) 많아요.
심 대표 : 어차피 똥은 내가 혼자 닦잖아요.
회원 : 뭘 똥 닦아요 맨날.
심 대표 : 똥 닦는거지 이 정도면.
회원 : 애기도 아니고.
심 대표 : 애기에요 선생님들은 지금. 선생님들은 지금 딱 애기에요. 왜냐면은 제가 밥을 떠먹여주고... 이 사업을 선생님들께서 따시면 돼요. 근데 지금 그게 안 됐잖아요. 그리고 선생님들 지원금 나가면은 제가 다 그거 책임지고 증빙 다 해야 되고. 뭐 이런 것들이 있으면 아직은 애기인 게 맞아요.

저는 지금 똥을 닦는 단계고. 근데 전 이거 제가 감안하고 그냥 한다고 한 거거든요. 한다고 한 사람이 있으니까 지금 유지가 되는 거면은 필요 없는 단체인 거예요 사실은. 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어떻게 할 거야. 안티카 없어지나. 안티카 없어지면 누가 좋지. 나는 좋지. 나는 더이상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니까. 힘이 안 드니까 너무 좋죠. 근데 전 아직까진 하고싶거든요. 제가 하고 싶을 때 자립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았으면 좋겠는 거에요.

- 10월 사업진행에 관한 논의 중 심 대표와 회원의 대화. 출처 안티카 대응모임 보도자료 및 녹취

대응모임 목우 씨는 “심 대표는 안티카는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본인이 의도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그때마다 의견을 제시하는 직원을 내보내는 방법으로 싹을 잘랐다”라며 “2020년 초에는 정신장애인당사자 직원이 6명이었지만 연말에는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에만 쫓겨 나가거나 일이 힘들어서 그만둔 직원은 10여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안티카 전 직원으로 안티카에서 활동했던 목우 씨. 지난 6일 ‘안티카 대응모임’ 기자회견에서 안티카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알리고 있다. 사진 강혜민
안티카 직원으로 안티카에서 활동했던 목우 씨. 지난 6일 ‘안티카 대응모임’ 기자회견에서 안티카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알리고 있다. 사진 강혜민

11월 해고된 ㄱ 씨의 경우에는 다른 협동조합 활동에 뜻을 두고 있어서 퇴직을 권고받았다. 심 대표는 그때도 장애인 비하 섞인 말을 했다. 녹취에 따르면 심 대표는 “ㄱ 씨가 협동조합으로 가면 안티카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협동조합 사람들이랑 어제 얘기해보면 알겠지만 안티카 망치려고 하는 거다”라며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데. 제가 고용해가지고 일하셨던 분들이다. (중략) 제가 선생님을 돈으로 막 끌어들여가지고 상품화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만두는 게 맞다. 협동조합에서 활동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같은 날 서울시 뉴딜 일자리 파견직원 1명과 회원 4명을 동시에 안티카에서 쫓아냈다. 

안티카는 대표, 직원, 창작활동을 하는 정신장애인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안티카에는 정신장애인 직원 2명, 휴직자 1명을 포함해 총 4명의 직원이 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안티카는 기수제로 운영되기에 현재 4기를 모집할 예정”이라면서 정확한 활동 회원 수를 밝히지 않았다.

심 대표 : 저 그만두지 않아서 아르코 사업 진행 계속할거고 즉흥연극이랑 안티카에서 지금까지 이어온 활동들은 제가 대표여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안티카 활동을 중단하시는지 확인하려고 전화드렸어요.
회원 ㄱ : 갑자기? 중단을? 제가 뭐라 그래요.
심 대표 : 선생님!
회원 ㄱ : 제가요.
심 대표 : 선생님이 지금 협동조합으로 가시면 안티카 활동 중단하셔야 되는 거거든요. 협동조합하는 사람들이랑 어제 얘기해보셔서 알겠지만 그 사람들 안티카 망치려고 하는 거예요. 안티카랑 별개의 조직인거예요. 그럼요.
회원 ㄱ : 그래요?
심 대표 :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데. 제가 고용해가지고 일하셨던 분들이거든요. 제가 선생님 청소 노동하셨잖아요. 청소하셨잖아요.
회원 ㄱ : 예, 청소요?
심 대표 : 청소할 때 어디에 고용돼서 일하셨잖아요. 아르바이트 같은 거.
회원 ㄱ : 아르바이트는 많이 했죠.
심 대표 :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이랑 똑같은 관계였던 거예요. 그런데 아르바이트하는 사람들이 지금 아르바이트하다가 그만둔 사람들이 만든 단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안티카에서 알바하시다가 그만두시고 협동조합 만들어서 안티카 없애버리려고 하는 사람들.
회원 ㄱ : 안티카를 없애요?
심 대표 : 예, 그럴려고 어제 회의 때 얘기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회원 ㄱ : 그럼 안 되죠.
심 대표 :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끌고 가는 거 맘에 안 들지 않아요?
회원 ㄱ : 맘에 안 들어도…….
심 대표 : 욕하면서 붙어있으시는, 욕하면서 같이 있으신 게 너무 힘들고 어제 ㄱ 님이 해주신 얘기 듣고 너무 울었어요, 힘들었어요. 속상해서……. 저는 그렇게 활동하지 않았거든요. 제가 너무 속상해서 저하고 4년 동안 활동하셨을 때 선생님이 저를 그렇게 생각하신 게 어려워서, 오해도 풀지 않고 활동하시면 제가 무서울 것 같아요.
회원 ㄱ : 그러면 제가 그만둬야죠.
심 대표 : 제가 선생님을 돈으로 막 끌어들여가지고 상품화하시는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만두시는 게 맞고요. 협동조합에서 활동하시는 게 더 맞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 11월 해고된 ㄱ 씨와 심 대표의 대화. 출처 안티카 대응모임 보도자료 및 녹취

- ‘빚내서 안티카 운영한다, 뜻 안 맞는다’면서 부당해고

심 대표는 재정적으로 단체가 어렵다는 말을 직원과 회원들에게 매우 빈번하게 했다. 비단 직원과 회원들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공공연하게 재정상태가 어렵다는 호소를 해왔다. 비마이너가 취재한 사람들은 모두 ‘심 대표가 빚을 내서 안티카를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대응모임에서 제시한 녹취에 한 단원과의 대화에서 심 대표는 “지금 라면밖에 못 먹고 있다. 단원들에게 월급 주려면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하소연 뒤에는 직원의 해고나 후원금 요구가 뒤따랐다는 점이다. 대응모임에서는 “이 말은 직원을 해고할 때 쓰는 방법 중 하나였다.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단체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대응모임 자료에 따르면 직원 ㄴ 씨는 2020년 2월부터 1년간 휴직신청을 했으나 4개월 뒤인 6월 돌연 퇴직을 종용받는다. 이유는 ‘국민건강보험 회사 부담금’ 때문이었다. 심 대표는 처음에 ㄴ 씨 건강보험료가 1년에 240만 원이나 들어서 힘들다고 했다. 그런데 ㄴ 씨가 건강보험공단에 직접 알아본 결과 1년에 12만 원만 지급하면 됐다는 사실을 대표에게 알렸다. 그랬더니 심 대표는 그마저도 너무 힘들다며 ㄴ 씨의 퇴직을 종용했다. ㄴ 씨는 12만 원을 본인이 부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심 대표는 집요하게 퇴직을 요구했다. 심 대표는 메시지로 ‘다른 상근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ㄴ 씨 때문에 힘들다’고 보내며 사직서를 내밀었다. ㄴ 씨가 며칠 동안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자 본인이 대신 써주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이에 ㄴ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와 인권단체 등에 자문을 구했고, 부당해고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내자 심 대표는 그제야 고용유지를 하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현재 ㄴ 씨는 휴직 상태로 안티카에 고용돼 있는 상태다. 

직원 ㄴ 씨는 2020년 2월부터 1년간 휴직신청을 했으나 4개월 뒤인 6월 돌연 퇴직을 종용받는다. 이유는 ‘국민건강보험 회사 부담금’ 때문이었다. 심 대표는 처음에 ㄴ 씨 건강보험료가 1년에 240만 원이나 들어서 힘들다고 했다. 이 사실 이후 이뤄진 이후 심 대표와 ㄴ 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ㄴ 씨 제공 사진 편집
직원 ㄴ 씨는 2020년 2월부터 1년간 휴직신청을 했으나 4개월 뒤인 6월 돌연 퇴직을 종용받는다. 이유는 ‘국민건강보험 회사 부담금’ 때문이었다. 심 대표는 처음에 ㄴ 씨 건강보험료가 1년에 240만 원이나 들어서 힘들다고 했다. 이 사실 이후 이뤄진 이후 심 대표와 ㄴ 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ㄴ 씨 제공 사진 편집

ㄷ 씨는 실제로 50만 원을 심 대표의 개인계좌로 입금하기도 했다. 현재 안티카에 기부 체계가 없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오히려 ㄷ 씨가 급여 전체를 후원금으로 입금하려고 하기에 50만 원만 입금하라고 한 사실은 있다”라며 “그 돈도 개인 계좌가 아닌 안티카 계좌로 받았다”고 반박했다.

대응모임 ㄹ 씨는 “만약 정말 회사 재정이 어려웠다면 주 14시간씩만 일했던 사람을 그만두게 하고 주 40시간 일하는 다른 분을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타당하다. 안티카는 지난 2018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시 등 외부 사업을 통해 보조금 지원을 받았다. 확인된 것만 2019년~2020년까지 ‘서울시 청년프로젝트 - 혐오를 이기는 광기’로 2억 9000여만 원을 지원받고, 2020년~2021년 2년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3억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사업비에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새 인력 채용에 사업비 중 10%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무대에 서는 단원들의 연습비, 공연비 지급에 대한 인건비 제한은 없다. 서울시 사업은 프로젝트 사업에 따른 신규채용에 한해서 사업비의 50%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외부 사업지원금이 많음에도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믿기 힘들었던 직원과 회원들이 심 대표에게 회계장부 공개를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 대표는 “지난해 6월 정기총회를 통해서 회계장부를 공개했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한 정기총회 페이지는 들어갈 수 없다.

2019년에 열린 제1회 매드프라이드 사진. 제2회 매드프라이드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으며, 심 대표는 제2회 매드프라이드 사업보조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박승원
2019년에 열린 제1회 매드프라이드 사진. 제2회 매드프라이드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으며, 심 대표는 제2회 매드프라이드 사업보조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박승원

- 보조금 횡령 의혹에도 서울시는 관리·감독 의지 없어

이런 가운데 심 대표는 보조금 횡령과 배임 의혹도 받고 있다. 올해 매드프라이드는 직원과 회원들이 제작에 참여했는데 ㅁ 업체에서 매드프라이드 운영을 했다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안티카는 ㅁ 업체에 매드프라이드 사업 진행, 유튜브 운영 및 장비 대여, 행사 운영, 제작 및 홍보 등으로 5850만 원가량의 견적서를 받았고, 서울시 보조금으로 4500만 원을 지출했다. 해당 업체는 사업자등록증 상에는 이벤트 프로모션을 업종으로 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애견용품 판매가 주 사업이다. 이벤트 프로모션에 대한 안내나 지금까지 해온 작업은 전혀 소개돼 있지 않다. 또한 대응모임은 심 대표와 심 대표 가족이 ㅁ 업체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는 점도 의심스럽다고 제시했다. ㄹ 씨는 “견적서는 안티카에서 허위로 작성한 것이다. 견적에 대한 내용을 내가 직접 대표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에 ㅁ 업체는 서면 답변으로 “당사는 2개 사업부문이 있다. 메인은 반려동물 용품 제조업과 일반 유통 및 수출, 서브는 이벤트 기획 및 운영이다”라며 “해당경력 7~10년 이상의 구성원 맨파워를 활용하여 선별적으로 프로젝트에 응하고 있기에 대외 적극홍보·노출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해왔다.

심 대표는 다른 이벤트 업체에 견적을 냈을 때 1억 원가량의 견적을 받았고, ㅁ 업체가 가장 적은 금액으로 견적서를 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드프라이드 행사 등 1억 원에 대한 비교견적서를 증거로 제시해달라는 요청은 거절했다. 대응모임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타업체에서 받은 비교견적액은 1억 원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허위 지출뿐 아니라 근무하지 않은 직원에 대한 급여 지급 의혹도 있다. 대응모임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강 아무개 씨에게 300만 원, 280만 원가량 두 차례 급여가 입금됐다. 2020년에는 홍 아무개 씨에게 200만 원, 190만 원가량이 이체됐다. 서울시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강 씨와 홍 씨에게 급여가 이체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들과 만난 안티카 직원이나 회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안티카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에서도 이들을 본 사람은 없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안티카가 행정업무 공백인 상황에서 강 씨가 행정업무를 했고, 홍 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계획서 작성을 함께했다. 단원들과 함께 일하지 않았다고 고용되지 않았던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이들과 주고받았던 업무메일이나 업무지시서 등을 제시해달라는 요구는 다시 거절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티카가 (서울시에) 제출한 서류상으로는 전혀 문제없다”라며 “다만 경찰조사 등을 통해 명백한 횡령 등의 부정한 사실이 밝혀지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 명의 직원은 다른 사무실에서 근무하거나 재택근무를 해서 못 본 게 아닌가 싶다”라며 관리감독을 해야 할 기관으로서는 부적절하게 심 대표를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안티카 사무실은 1곳밖에 없다. 

6일 기자회견 후 대응모임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심 대표의 보조금 횡령을 신고했다. 사진 안티카 대응모임
6일 기자회견 후 대응모임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심 대표의 보조금 횡령을 신고했다. 사진 안티카 대응모임

- “정신장애인 단체에서 정신장애인 비하, 인권침해” 인권위 진정 예고

대응모임은 6일 기자회견 직후 국가권익위원회에 안티카 보조금 부정수급 신고를 했다. 대응모임에 자문을 맡은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안티카 대표는 좋은 일을 한다며 주목과 신뢰를 받았지만, 정작 단체에서 활동했던 정신장애인들은 그렇지 못했다. 대표는 전횡을 휘두르고 단체를 사유화했다”라며 “각종 서류와 증언, 증거들을 꼼꼼히 검토했고, 당사자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도 “이미 보조금 횡령에 대한 물증을 다수 확보해 권익위에 제출했다”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정신장애인 인권운동 단체에서 정신장애인의 인권침해적 발언과 행위를 했다고 정신장애인 당사자 다수가 문제제기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라며 “장애인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응모임은 심 대표의 사퇴와 진심 어린 사과가 담긴 사과문 발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보조금 횡령에 대해 성실하게 경찰조사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정신장애인의 비하와 차별로 점철된 안티카에 매드프라이드 운영을 맡겨둘 수 없다며, 정신장애계에 ‘매드프라이드 개최를 위한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대응모임인 까밀로는 “매드프라이드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의미만 내세우며 우리 문제 제기를 희석하려는 시도를 거부한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정신장애인의 자긍심을 내세운 단체와 행사에서 정작 정신장애인에 대한 존중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민해주길 바란다”며 많은 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연대를 요청했다.

대응모임에서 제시한 녹취에 따르면 심 대표는 직원들에게 안티카가 ‘가치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안티카가 추구하는 가치란 무엇일까? 전 직원과 회원들의 주장으로 보건대 안티카는 정신장애인의 자긍심이라는 가치를 추구한 것은 아니었던 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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