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4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색깔이 담긴 리본을 손목에 둘렀다. 또한 변 하사를 추모하기 위한 꽃다발을 준비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선화 씨는 “여러 색의 꽃을 사서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색으로 조합해 추모 꽃다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위를 제안한 희정 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성소수자 혐오발언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정책이 오히려 공약이 돼도 모자란데 말이다”라며 “시청광장은 매년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변 하사의 죽음을 추모하면서 투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 하사와 같은 죽음을 멈출 싸움의 시작이 차별금지법 제정이라서 이 피켓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지난 3일,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녀는 2017년,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임관해 육군 5기갑여단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2019년 11월,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하사는 여군 복무를 희망했다. 하지만 군은 남성의 성기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변 하사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후 지난해 1월,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변 하사는 군의 강제 전역 조치 직후인 같은 달 22일, 군인권센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습니다.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변 하사는 지난해 8월, 대전지방법원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처분취소청구 소송을 냈고 다음 달 첫 변론을 앞두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