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국회 앞 횡당보도에서 ‘성소수자가 요구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현수막 뒤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하민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국회 앞 횡당보도에서 ‘성소수자가 요구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현수막 뒤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하민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은 22일 11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무지개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2021년 새해부터 이어진 비극적인 소식 앞에 많은 이가 슬픔과 애도의 시간을 보냈다. 분명한 것은 혐오와 차별은 평등을 향한 흐름을 결코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라며 “이제는 더 이상 아픈 추모가 없기를 바란다. 시민으로서 일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성소수자의 이름으로 우리는 외친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라고 선언했다.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국회 앞 횡단보도를 잠시 점거한 후 현수막을 펼치고 피켓을 들었다. 무지개색 배경의 현수막에는 ‘성소수자가 요구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고 적혀 있다. 활동가들은 현수막 뒤에 서서 ‘우리의 삶이 시국이다’,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차별금지법은 생존의 요구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편, 염수정 추기경이 동성혼을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염 추기경은 제11회 생명주일(5월 2일)을 맞아 22일 발표한 ‘가정과 혼인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염 추기경은 담화문에서 “동성애 행위에는 참된 일치와 생명출산, 남녀 간의 상호보완성이라는 의미와 가치가 빠져 있다. 동성 간의 성적관계는 혼인과 가정이 토대로 하는 몸의 결합과 출산이라는 객관적 의미가 구조적으로 빠져 있으므로 ‘혼인’이라고 불릴 수 없으며, 이는 부당한 차별과는 다른 문제”라며 “사랑과 참된 성의 의미, 가정과 혼인의 가치를 보존하고 실현하는 ‘책임 있는 행위’ 안에서 정당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염 추기경의 발언을 즉각 비판했다. 장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별과 혐오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폭력이다. 이런 시대에 맞이하는 생명주일에 시민이 가톨릭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메시지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소수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라며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없다면 최소한 차별과 혐오로 인한 소수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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