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시설에서 탈시설해 자립생활하는 장애인 당사자 응원
신아원 투쟁 보고 탈시설 결심한 강동철 씨
학대 시설 나와 행복한 삶 살아가는 옥혜경 씨
상금 100만 원 지급, 탈시설장애인상 기금 조성 중
제2회 탈시설장애인상 시상식이 24일 오후 7시, 장애해방열사 합동 추모제에서 진행됐다. 제2회 수상자로는 강동철 씨(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 옥혜경 씨(안산단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선정됐다. 수상자에겐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 초기 단계에 필요한 비용에 도움이 되고자 1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탈시설장애인상은 장애인수용시설의 삶을 정리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삶을 살아가는 탈시설 장애인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상은 탈시설 후 10년간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탈시설운동에 사용해달라는 꽃님 씨와 장병인 씨의 뜻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오랜 시설 생활을 끝내고 지역사회에서 살다가 돌아가신 고 황정용·박정혁·윤은자 씨의 기여가 있었다.
탈시설장애인상 심사위원회는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선택한 탈시설장애인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그 용기가 후회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주거서비스와 부양의무자기준의 사각지대, 여전히 부족한 활동지원시간으로 탈시설을 망설이거나 탈시설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강동철 씨는 지난 2021년 2월,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 앞에서 ‘긴급분산조치 및 긴급 탈시설’을 외치는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을 보고 용기를 내어 30년 넘게 살아온 시설을 나왔다.
심사위원회는 “강 씨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시설이 정보와 소통을 차단하고 통제를 강제하는 순간들을 제보하며 ‘긴급분산조치 및 긴급 탈시설 투쟁’부터 자발적 탈시설이 불가능한 제도에 저항하는 투쟁을 지난 1년간 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강 씨는 누군가의 권유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탈시설을 통해 일자리를 찾고 활동지원을 받으며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가는 등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과정을 하나씩 거쳐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상을 받은 강 씨는 “신아원 나와서 많이 좋다. 혼자서 왔다갔다하고 큰 마트 가고 운동화와 옷도 사고 영화도 보고 투쟁도 하고 있다”면서 “신아원 사람들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앞으로 같이 투쟁하자”고 전했다.
옥혜경 씨는 시설의 학대로 인한 응급분리 후 피해장애인쉼터에 지내다 현재는 안산단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서 거주하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강 씨는 학대 시설에서의 경험 때문에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일과 중 대부분을 주눅 들어 생활하던 시기를 거쳐 현재는 활발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서 “현재는 안산센터 권리중심일자리에서 근무하며 여러 장애해방투쟁 현장들과 캠페인, 권익옹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립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옥 씨는 “시설에 있으면 외출도 못 하고 쇼핑도 못 하고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짝을 만나 결혼도 못 했을 거다. 다 못했을 거다. 시설에서 나올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면서 “속에는 아직 악몽이 그대로 있어 싹 다 갈아엎고 싶다고 했더니 싹 다 갈아엎어졌다. 이제는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한편, 2020년 12월,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2022년 3월 현재 아직도 법안은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이런 상황에서도 스스로 자립을 선택하는 탈시설 장애인들의 발걸음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면서 탈시설장애인상 기금 모금 조성을 요청했다.
◎ 탈시설장애인상 기금위원회 참여 방법
전장연 사무국(전화 02-739-1420, 이메일 sadd@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