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차 삭발결의자 김해룡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답변을 촉구하며 매일 아침 8시, 3호선 경복궁역 7-1 승강장(안국역 방향)에서 삭발 투쟁을 했습니다.
5월 6일부터는 장소를 바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기획재정부 답변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이어갑니다. 장소는 윤석열 정부의 집무실이 있는 용산에서 가까운 지하철역 4호선 삼각지역 1-1 승강장(숙대입구역 방향)입니다. 비마이너는 삭발 투쟁을 하는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결의문을 싣습니다.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룡입니다.
일찍 동참하고 싶었지만 아침 8시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장애가 심해져서 전동휠체어 조정하기가 쉽지 않아서 지하철 대신 장애인콜택시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활동지원사 없이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활동지원사와 시간 조율도 쉽지 않아 미루다가 오늘 이렇게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힘들게 이동하는데 다른 장애인들은 어떻겠습니까! 이동권은 장애인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20분 만에 갈 거리를 전동휠체어로 한 시간, 장애인콜택시 기다리는 시간까지 두 시간. 이렇게 기다려서야 제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으니,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그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라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장애인 운동선수로 활동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로 국위선양도 했지만, 정부는 관계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비장애인 선수들과 차별 대우했습니다. 그게 장애인의 현실이자 현주소입니다.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활동지원제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이동권 등 여러 가지 권리를 정부와 국회에 이야기해도 그때뿐입니다. 기다림에 지쳐 장애인은 고통받으며 죽어 갔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장애인에게는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장애인을 시설이나 가족에게 떠넘기지 마십시오. 국가가 책임지십시오.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예산으로 계산하지 말고 이 나라 이 땅에서, 누려야 할 권리로 봐주십시오. 행복할 권리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할 권리를 주십시오. 저는 그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장애인을 소외된 사람들로 보지 말았으면 합니다. 정부는 장애인의 권리를 돈으로만 계산하지 말고, 당연한 권리로 인정하고 보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기다리게 하지 마십시오.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