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는 것’을 문화와 정체성의 근거로 재발명하는 철학적 탐구의 여정을 담은 책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 번역 송승연·유기훈, 오월의봄)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정신과 의사로서 철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저자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는 ‘미쳤다는 것’, 즉 광기가 하나의 정체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사회적 요건들이 필요한지 세밀히 논증하고 탐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광기라는 현상을 두고 정신의학과 당사자들의 매드운동이 팽팽히 대립하는 현실이 이 책의 배경을 이룬다.
저자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존엄성을 지닌 주체로서 진정한 사회적 인정을 획득하고 매드운동이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그 운동의 주장은 물론 그에 회의감을 드러내는 정신의학의 관점 모두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역설한다.
‘매드 프라이드’로 대표되는 당사자운동에 대한 깊은 존중의 태도로 일관하는 저자는 그 운동을 그저 옹호하는 손쉬운 방편 대신, 당사자운동과 그 반대편 그 모두의 입장을 톺아보는 길고 험난한 여정을 택한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마이너
beminor@bemino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