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탈시설해 ‘탈시설제도 초석’ 만들어
8월 1일, 서울대병원에서 추모식 열려

2019년 6월 4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석암투쟁 10주년’을 맞이한 기념 문화제가 열렸다. 김진수 소장이 석암투쟁이 만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2019년 6월 4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석암투쟁 10주년’을 맞이한 기념 문화제가 열렸다. 김진수 소장이 석암투쟁이 만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탈시설제도의 초석이 된 ‘마로니에 8인 맏형’ 김진수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김포센터) 소장이 31일 오전 10시 40분경 별세했다. 향년 74세.

김 소장은 지난 6월 26일 척추협착증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수술 부작용으로 심근경색이 발생해 중환자실에 다시 입원했다. 심근경색 수술을 마친 후에도 산소포화도와 신장 기능이 떨어지고, 폐에 물이 차 숨쉬기가 어려운 상태가 반복되면서 중환자실에 줄곧 입원해 있었다.

김 소장은 37살이던 1987년, 유원지 수영장으로 가족 여행을 갔다가 사고로 목뼈가 부러지면서 전신마비 장애를 입었다. 입원 기간 동안 재산을 모두 소진하게 되자, 더 이상 가족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집을 나와 혼자 살다가 장애인시설에 입소했다. 그 시설에서 염증이 심해지면서 다시 병원 신세를 지던 중 1989년에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석암재단(현 프리웰) 산하의 베데스다요양원에 입소했다. 석암재단의 인권침해, 시설 비리가 세상에 드러날 때까지 그곳에서 20년을 살았다.

2009년 석암재단 시설 거주인 8명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겠다”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62일간 노숙농성을 벌였다. 탈시설제도 마련의 초석이 된 ‘마로니에 8인’의 투쟁으로, 김 소장도 그중 한 명이다. 그때 그의 나이 59세였다.

김 소장은 최근까지 김포센터 소장을 역임하며,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로 탈시설에 반대하는 세력에 맞서 적극적으로 탈시설 투쟁을 해왔다. 김포센터는 석암재단 시설에서 탈시설한 ‘마로니에 8인’이 주축이 되어 만든 센터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03)이다. 추모식은 8월 1일 저녁 7시에 열리며, 발인은 8월 2일 오전 10시이다.

- 조의금 : 국민 253401-04-347410 (사)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포시지부

- 문의 : 조은별(010-3305-0093), 조아라(010-4504-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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