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보장 수도권 집중 결의대회 개최
경기장차연‧부모연대‧김포시민단체연대 등 공동주최
김포시의회 모인 장애인들 “공무원 입맛 따라 행정” 규탄
배강민 부의장‧김계순‧오강현 등 “의회 갈등 해결”약속
“김포시의 장애인 시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예산을 삭감하는 일이 선도적인 예산 절감’이라는 답변이 김포시에서 나오도록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김포시 중증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한 활동 지원 예산조차 보장할 수 없다’는 답변이 나오게 합니까. 우리는 똑똑히 질문하고 답변을 받아낼 것입니다.”
12일 오후 2시 김포시의회 앞에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경기지부, 한국 뇌병변장애인협회,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김포센터), 김포장애인야학 소속 장애인 100여 명이 모였다. 김포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단체와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추운 날씨에도 김포시가 2025년도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임대료 예산을 전격 삭감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전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김동림 김포센터 소장은 여는 발언에서 이날 결의대회가 열린 이유가 김포시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의지를 전달했다.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장애인복지법에 명시된 지자체의 책무”
김포시는 지난 10월 15일 김포센터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임대료 6천여만 원 예산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전달했다. 이에 김포센터 측이 11월 19일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항의했으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수익 잉여금이 많다’, ‘김포센터는 올해 8월 이 금액의 일부인 7천여만 원을 이용해, 장애인복지사업의 명목으로 10여 명이 유럽 정책 연수를 다녀온 바 있다’는 등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결의대회 보도자료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복지법 53조에 명시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시행하기 위한 기관으로, 센터에 대한 운영지원은 장애인복지법에 명시된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김포시는 자립생활센터 운영비 전액을 제대로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포시에 탈시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김포시 탈시설 장애인 12명 이상을 지원하고, 2년 동안 월 120시간을 추가 지원할 것”과 “최중증 독거, 취약가구 전체 활동 지원서비스 24시간 보장”을 요구했다.
- “공무원 입맛대로 복지 예산 삭감하고, 장애인의 권리 빼앗으면 안 돼”
이영봉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김포시 1년 예산이 2조 3억 원인데 2023년에는 이 중 3천8백만 원을 불용처리해놓고 고작 임대료 몇천만 원을 삭감했다”며 “김포센터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가장 열심히 활동해 온 기관이다. 임대료는 김포시 장애인들의 자립생활 권리를 보장해 주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우 이천이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그동안 김포센터가 김포시와 지역의 장애인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해왔고, 그 성과를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해 왔는데 갑작스럽게 임대료가 삭감되고, 활동지원시간도 24시간 보장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이렇게 추운 날 또다시 현장에 나오게 되었지만 다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장애인 예산을 ‘배려’라고 말하는 김포시장에 대해 우리가 똑바로 권리와 배려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며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염은정 김포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가의 지지발언은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염 활동가는 “정치와 행정, 시청과 시의회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된 가운데 국민이면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국민 모두가 인간에게 가지는 권리를 영위해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일원으로 이런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오히려 영광”이라고 밝혔다.
결의대회는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문화공연, 이은혜 김포센터 활동가의 24시간 활동지원 요구 투쟁을 외치는 발언이 이어지며 열기가 고조되었다.
박경석 김포장애인야학 교장은 “장애인들이 나서서 싸우지 않았다면 지하철 이동, 저상버스 도입,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만들어졌겠느냐”며 “장애인 이동권, 교육권, 지역에서 일할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여기까지 왔다. 오늘 결의대회 구호처럼 ‘공무원 입맛대로 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우리의 권리를 빼앗으면 안된다’는 것을 끝까지 함께 싸우면서 의지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포시, 김포시의회 “소통하며 대화할 것… 내년 1월 20일 이전 면담 자리 마련하겠다”
오후 4시 결의대회를 마친 박경석 김포장애인야학 교장과 김동림 김포센터 소장, 조은별 김포센터 사무국장 등은 2층으로 이동해 장윤석 김포시 노인장애인과장에게 ‘김포시 장애인 탈시설 권리보장 요구안 및 김포시장 면담요청서’를 대신 전달했다. 이어 배강민 김포시의회 부의장을 만나 삭감된 임대료 전액을 보전하고, 24시간 생활지원 서비스 보장 등을 요구하는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고 면담 시간을 가졌다.
배강민 부의장은 면담 이후 1층 결의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마이크를 잡고 “추운 날씨에 시의회까지 방문하시게 해서 죄송하다. 오늘 함께 한 오강현, 김계순 의원 등과 협력하고, 노인장애인과장 등 공무원들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며 “내년 1월 20일 이전 면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윤석 노인장애인과장도 마이크를 잡고 “김포센터 임대료 삭감은 해외 연수 사업 등과 무관하며 앞으로 소통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배 부의장과 김계순 의원, 유매희, 정영혜 의원 등은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결의대회를 함께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