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 성인은 5분, 리프트 이용하면 최대 30분
“구조적 문제 있는 거여역도 설치했는데... 마천역도 가능하다”

광화문역, 보문역 등에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요구에 이어, 5호선 마천역 근처 주민과 장애인·시민단체들도 마천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촉구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5호선 마천역은 지하 2층 대기실에서 지상까지 리프트만 있을 뿐, 엘리베이터가 없다. 비장애 성인이 대기실에서 지상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5분 남짓. 그러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리프트를 이용하면 순수하게 타는 시간만 10~15분, 대기 시간까지 고려하면 최대 30분까지 소요된다.
이외에도 승차장이 지하 깊은 곳에 있어,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유아,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도 이동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송파 지역 장애인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마천역 지하철역 설치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출입구 인근에 환기구가 있고, 이를 피하려면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설치해야 한다는 이유로 설치가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마천역을 비롯해 구조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고 판단한 22개 역사에 대해 ‘승강편의시설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11월 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마천역 부근 장애인, 노인 등 교통약자를 비롯해 송파솔루션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송파솔루션센터) 등 송파 지역 장애인·시민사회단체는 10일 마천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천역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촉구했다.
마천초등학교 4학년 재학 중인 강대주 군은 “몇 달 전 동생이 태어나서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데, 우리 동네에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유모차를 들고 다녀야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힘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마천동에 거주하는 유덕형 씨도 “리프트를 이용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밖에 나가려면) 그만큼 더 빨리 준비해야 한다. 시간을 허비하면서 사는 것 같아 부담된다.”라며 “급한 일이 있으면 거여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름이면 그나마 나은데, 겨울에 칼바람 맞으면서 다니긴 힘들다. 하루빨리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송파솔루션센터 김준우 소장은 “마천역은 (2017년 엘리베이터 설치가 계획된 8호선 복정역을 제외하면) 송파에서 유일하게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장애인, 어르신, 유모차 이용하는 분들이 많이 살고 있다.”라며 “몇 년 전 거여역에서도 구조적인 이유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고 했는데, 그 역에서도 몇 달 전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마천역도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설치 시민 모임 김광이 활동가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진행하는 타당성 조사를 두고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엘리베이터 설치를 할까 말까를 정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어떻게 설치할까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엘리베이터 설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가 엘리베이터 설치를 소망하며 뿅망치로 리프트를 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