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죽음으로 사회적 문제를 알려냈던 이, 고 최정환 열사

어려서 보육원에서 자라 장애인시설에서 생활했던 37세 청년이 있었습니다.
거택보호자였던 그는 법적으로 친부가 있는 것으로 처리되어 ‘생활보호대상자’로 등록조차 하지 못해 힘겹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껌 장사와 수세미 노점 등을 해오며 자신의 가족을 찾았지만 끝내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했습니다.
대한성인장애인복지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 왔던 그는 1995년 3월 8일 서초구청에서 노점단속에 항의해 분신하고 그 후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일어났던 모든 일을 일일이 다 알기도 힘들고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의 죽음은 자신의 처지는 물론 사회적 문제를 알려 내고 민중연대의 지평을 넓혀 내기도 합니다.
요즘 장애인에 대한 권리보장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배경이 되는 사람, “복수해달라”, “4백만 장애인을 위해서라면 내 한목숨 죽어도 좋다”라고 절규했던, 여기 꼭 기억할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고 최정환 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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