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가짜복지 규탄! 장애인활동보조살리기 촛불문화제'열려
노동가수와 자립 음악가들 문화공연 이어져
"우리 앞에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제대로 걸어온 거야. 언제나 길의 끝에 섰던 사람들이 우리가 온 길을 만들어 온 것처럼 눈앞에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우리의 시간이 온 거야 ♬♪♩"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종로. 저마다의 길을 향해 달려가는 도심의 한복판, 400여 개 촛불이 MB정부의 '가짜 복지' 아래 보이지 않는 생존의 길을 찾기 위해 불을 밝혔다. 장애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명박 정부의 '가짜 복지'를 규탄하기 위해 노동가수와 자립 음악가들이 음악으로 연대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하는 중증장애인의 초 위에 노래의 불씨를 나누었다. 'MB정부 가짜복지 규탄! 장애인활동보조살리기 촛불문화제'가 늦은 7시 30분 종로 보신각 광장 앞에서 열렸다.
![]() ▲'MB정부 가짜복지 규탄! 장애인활동보조살리기 촛불문화제'가 종로 보신각 광장 앞에서 열렸다. 열창하고 있는 노동가수 지민주 씨. |
첫 주자로 나선 노동가수 지민주 씨는 "장애인 동지들과 힘차게 달려 장애해방을 맞이했으면 한다"라면서 '달리기', '길 그 끝에 서서' 등을 열창해 관객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고, 앙코르곡으로 '아침이슬'을 불렀다. 지 씨는 "장애인 동지들은 나에게 언제나 에너지를 준다"라면서 "힘든 현실이지만 여러분이 있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투쟁발언에 나선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응호 상임대표는 "활동보조서비스가 시작된 지 몇 년도 안 됐는데, 등급을 심사한다며 장애인들을 방구석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한다"라면서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그날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싸워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중증장애인이 마음 놓고 이 세상에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투쟁하자"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홍대를 거점으로 하는 자립 음악가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독창적인 서정성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회기동 단편선이 무대에 올라 '칼 루이스', '오늘 나는', '빙빙빙'을 선보였고, '제주도 푸른 밤'을 앙코르곡으로 함께 부르며 종로의 한복판을 잔잔한 기타소리로 물들였다. 이어 일렉트로 펑크 음악에 맞춰 댄스 퍼포먼스를 구사하는 야마가따 트윅스터가 개성적이면서도 흥겨운 무대를 선사했다. 야마가따 트윅스터는 '돈만 아는 저질' 등의 곡을 통해 파격적이면서도 젊은 감각을 선보여 관객으로부터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며 문화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 '오늘 나는'을 부르고 있는 자립음악가 회기동 단편선. |
경기도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활동보조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도구"라면서 "활동보조가 있어야 먹고 자고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활동보조서비스가 처음 시행될 때 처음이니까 작게 시작하고 앞으로 확대하자고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줄이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우리가 함께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다룬 영상도 무대에 올랐다. 활동보조서비스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생긴 다양한 문제에 접근하며 장애인자립의 방향을 모색하는 원해수 연출의 '동수 이야기'가 상영돼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노래공장의 이혜규 씨는 '내일은 해방' 등을 부르며 장애인운동에 노래로써 함께하며 걸어온 지난날을 추억하고 앞으로의 동행을 다짐했다. 이 씨는 "장애인 동지들과 함께한 지 10년이 지난 것 같다"라면서 "내가 장애인들에게 배운 것은 자연스러움이었고, 그것은 무슨 제도나 어떤 권리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무대에서 대구 민중 랩 듀오 유치장이 '민초의 난', '서울역' 등의 곡으로 관중과 함께 호흡하며 젊은 무대를 선보였고, 마지막 무대에는 노동 가수 박준 씨가 등장해 ' 맹박이의 공화국', '삽질 트위스트', '장애해방가' 등 5곡을 열창해 관객들로부터 열띤 환호를 받았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신영노 집행위원장은 "앞으로 가열찬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한 발 두 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이 자리를 사수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며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문화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MB정부 가짜복지 규탄! 장애인활동보조살리기 촛불문화제'는 매일 밤 7시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 400여 명의 중증장애인들이 촛불을 밝히며 MB정권의 '가짜 복지'를 규탄하고 있다. |
![]() ▲ 자립 음악가 야마가따 트윅스터. |
![]() ▲노래공장 이혜규 씨. |
![]() ▲ 대구 민중 랩 듀오 유치장. |
![]() ▲노동가수 박준 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