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이드_따끈따끈 오늘의 창작_⑪배경욱 창작자

▲배경욱_바위섬_350x250mm_종이에 마카와 오일크레용_2015

 

섬들
비가 오는 날이었다.
작업실 문간에 쭈그려 앉아 하염없이 담배를 태우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던 배경욱 창작자는 문득 책상으로 돌아와 천천히 이 그림을 그렸다.
바다. 물의 깊이를 표현하는 데 집중하였다. 깊이가 아주 깊은 곳엔 청록색을 여러 번 덧칠하였다. 그 부분에선 정말 깊은 바다 내음이 나는 것도 같았다.
고요하고 아득한 섬들의 풍경은 그날의 작업실 풍경을 닮았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가시자 이곳에 오는 이들은 마치 혹독한 열병에서 깨어난 사람들처럼 가만히 웅크린 채 그간에 있었던 일을 묵묵히 그렸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거나 말을 건네어보는 아주 가느다란 접촉도 없었다. 이날 우리는 비 오는 바다에 점점이 떨어진 작은 섬들이었다.
 
글 _ 김효나 스탭

그림 _ 배경욱 창작자

 

[따끈따끈 오늘의 창작]
<로사이드>는 의미 없는 낙서 또는 장애에서 비롯된 증상으로 여겨져 버려지고 금지되던 예술 작업, 제도권 교육과 관계없이 지속하여온 독창적인 창작세계를 재조명하고 사회에 소개합니다. 최근에는 자폐성장애, 정신장애, 경계성 장애 등을 가진 창작자와 함께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사이드>는 이러한 창작물을 본 연재를 통해 정기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누리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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