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예산 중 있으나 마나 한 비율”… 여성장애인들 ‘분노’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지원사업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여성장애인들의 반발에도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여성장애인 관련 사업이 유사·중복을 이유로 통폐합되고 예산마저 대폭 삭감된 것에 대해  “사회 최약자층인 여성장애인을 외면하고 짓밟은 야만적 행태”라며 여성장애인단체들이 정부를 규탄했다.

정부의 복지재정 효율화로 통폐합되는 대상엔 여성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복지부에서 저학력 여성장애인의 기초학습능력 증진을 위해 시행하는 ‘여성장애인교육지원사업’과 여가부에서 하는 ‘어울림센터 사업’이다. 복지부의 여성장애인 교육사업은 검정고시 준비 등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장애인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여가부의 어울림센터 사업은 기초교육을 어느 정도 받은 이들이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즉, 이 둘은 분명 사업 목적이 다르지만 정부는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결국 어울림센터사업을 복지부 사업에 통합시켜 버렸다.

문제는 이 ‘통합된 예산’마저 대폭 삭감된 것이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아래 여장연)에 따르면 내년도 여성장애인교육과 관련해 정부 예산안은 복지부가 신청한 26억 원 중 14억 원만 국회에 넘겨졌다. 그러나 다행히 국회 예결산소위원회에서 6억800만 원이 추가 증액됐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1억5900만 원만 증액되는 것에 그쳤다. 결국 내년 복지부 전체예산 55조 8437억 중 출산 지원금을 제외한 교육과 사회참여 확대 지원과 관련된 여성장애인 예산은 16억 원에 불과하며, 출산비용지원금까지 합쳐도 27억 원에 그친다.

이에 대해 여장연은 7일 성명에서 “내년 보건복지부 총예산 55조 8437억 원 중 출산비용지원금을 포함한 여성장애인 예산 27억의 비율은 자그마치 0.0000287%이다”면서 “전체 예산 중 있으나 마나 한 예산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여장연은 “통합을 유도한 보건복지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여성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여성장애인 정책예산을 확실히 수립하고 이에 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그와 더불어 전국 22개 어울림센터의 종사자 66명의 고용보장과 인건비 한 푼 없이 수년 동안 여성장애인 교육사업을 진행한 수행기관에 대해 한 사람의 인건비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며, 여성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 종합적인 계획수립과 방안을 간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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