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장애인계 신년인사회 열려

2016년 장애인계가 공통으로 던진 화두는 ‘화합’이었다.
안진환 한국장총 상임대표는 “짧은 환호 뒤 안개가 유난히 짙었던 한 해”라고 2015년을 반추했다. 전대미문의 사회보장 정비 방침, 장애등급제의 기만적 개편, 현실적이지 못한 활동보조 수가,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 대폭 삭감 등 정부의 적극적 ‘약자 목조르기’뿐 아니라 커리어월드 사태 등 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까지 경험한 한 해였다는 것이다. 안 상임대표는 올해 4월 총선을 염두에 두고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왔다”며 장애인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계가 화합하여, 진정으로 장애인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를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이병돈 장총련 상임대표는 “지난 한 해 장애인 건강권 보장법, 보조기기 지원법, 수화언어법 등 쾌거가 있었으나 여전히 장애등급제나 장애인권리보장법 논의가 부실하다”며 2016년에는 두 분야의 건실한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자고 제안했다. 이 상임대표는 “장애인 유권자 운동을 통해 장애인 정책을 개발하고 장애물 없는 투표환경을 조성하는 등 정치적 노력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상임대표 역시 이러한 운동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장애인계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새해를 맞아 다양한 곳에 인사를 많이 다니고 있는데, 어딜 가나 절규뿐”이라며 “장애인계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 복지 문제는 결코 효율성으로 접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사회복지가 과잉이라며 효율화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애인이 불행한 시대가 국민 행복의 시대일 수 없다”면서 정부 정책 기저에 있는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이 장애인계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충실하게 전달하는 ‘성능 좋은 확성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장애인계와 각 당에서 정부의 그릇된 정책에 대한 비판이 뜨거웠지만, 정작 정부는 장애인계와 온도 차를 보였다.
오늘 인사회에 참석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5년은 결실이 많았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발달장애인법 시행, 공공부문 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제도 마련, 활동지원 3급으로 확대, 수화언어법 등 장애인계 독립 법안 통과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장애인계의 목소리를 더 많이 수렴하고자 장애인정책협의체와 정책자문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장애인정책미래위원회’를 구성하여 소통의 장을 만들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장애인계의 주요 관심사인 장애등급제 폐지와 활동보조 24시간 등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계획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2016년 장애인계의 화합과 성취를 소망하며 떡 케이크 커팅식으로 신년인사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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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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