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서비스 예산 증액 위주… 소극적 반응 보여
"복지 1등보다 꼴찌 경쟁 실망, 투쟁으로 예산 반영시킬 것"

▲지난 7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중증장애인들은 서울 주요 구청을 돌며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자립생활예산지원을 촉구했다.

 

지난 9월 29일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장애인자립생활예산지원 확대를 약속함에 따라 다른 구청의 예산지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 김 은평구청장은 내년에 구비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예산 4~5억 원 추가 확보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 시범사업 운영 △장애인자립생활센터 5천만 원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는 지난 7월 서울장차연과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중증장애인들이 ‘장애인도 동네에서 함께 살자’라는 기치 아래 장애인정책요구안을 마련해 서울 주요 13개 구청을 돌며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고 각 구청과 협의를 진행한 이후 이룬 가장 큰 성과이다.

 

현재 다른 구청들은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증액을 위주로 장애인자립생활예산지원을 확정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부 구청은 예산 반영이 힘들다고 밝혔고,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 예산 반영에 대해서도 은평구 등 몇몇 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청에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서울장차연 하주화 활동가는 “릴레이 기자회견 이후 각 구청에서 실무자 협의와 구청장 면담이 진행되었는데, 활동보조서비스 예산만을 소폭 반영하거나 증액하는 수준에서 요구안을 수용하려는 구청과 아예 예산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구청으로 나뉘어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장애인자립생활예산 지원에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자립생활예산지원 관련 협의 진행 사항

은평구

9월 29일 김우영 구청장이 내년에 구비로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4~5억 원 추가 확보,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 시범사업 운영, 장애인자립생활센터 5천만 원 지원할 것을 약속

광진구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9천6천만 원 반영 검토, 조례제정 및 보장구 수리비 확대 계획

성동구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반영할 계획이나 내역은 미공개

노원구

10월 초 장애인복지팀 구성 후 요구안 수용 검토할 예정

도봉구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반영 검토, 체험홈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은 시에 건의

중랑구

시 감사를 받고 있어 협의 지연

종로구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1억 원 증액 검토

성북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5천2백만 원 지원 예산 반영 논의. 활동보조서비스는 2012년 반영 검토. 체험홈, 보장구 수리사업에 대해서는 협의 중

동작구

협의 중

강동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적극 검토

송파구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증액 검토

관악구

예산 반영 어려움

동대문구

예산 반영 어려움

현재 종로구와 광진구는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1억 원 증액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송파구도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성동구도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나 아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고, 성북구는 2012년 반영을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에 대해서는 성북구에서 5천2백만 원을 지원하기로 논의하고 있으며, 강동구도 예산 반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 모두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구청은 은평구청장이 약속한 시범사업 운영이 현재는 서울지역에서 유일하다. 이외에 광진구, 성북구 등은 보장구 수리비 및 수리사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장애인자립생활예산지원 확대에 대해 도봉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시행된) 장애인연금이 내년에는 전월에 거쳐 시행됨에 따라 구비로 부담하는 장애인연금 예산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라면서 “장애인단체에서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는 싶지만, 요구하는 예산의 규모가 크고 법정의무가 있는 예산 확보가 우선이라서 모두 반영하기는 힘들다”라고 밝혔다.

 

도봉구 관계자는 “현재 활동보조서비스 추가 지원에 대한 예산 반영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의회에서 의결해야 최종적으로 결정되기에 확답하기는 어렵다”라면서 “앞으로 장애인단체의 요구안 내용은 장기적으로 차곡차곡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장차연 박경석 공동대표는 "현재 각 구청에서 논의되고 있는 장애인자립생활예산지원 규모는 중증장애인이 최소한의 자립생활을 위해서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모든 구청이 한목소리로 자신들이 어렵다고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실은 복지 1등을 하기보다는 서로 눈치 보며 복지 꼴등을 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우리가 요구한 예산을 반영하도록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