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지원가 고 설요한 죽음에 여전히 아무도 사과하지 않아” 분노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조문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 선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고 설요한 죽음에 관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1층 로비를 기습 점거했다.
전장연 활동가 20여 명은 출근시간인 오전 8시, 서울고용노동청 로비에 기습적으로 들어가 농성텐트를 설치했다. 이들은 ‘고 설요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는 고용노동부가 죽였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죽음 앞에 사과하고 조문하라!’라고 적힌 유인물을 입구와 벽에 붙이면서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건물을 관리하는 안전관리 직원들은 ‘건물 이미지가 나빠진다’라며 이를 강하게 저지하였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에 의해 한 활동가의 스마트폰이 깨지고 20대 여성활동가가 밀쳐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관리 직원들은 “‘촬영하지 말라’라고 거듭 말했을 뿐 폭력은 저지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오전 11시경 열린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조현수 전장연 정책실장은 “앞서 고용노동부 장관 조문을 요구하며 서울역 대합실에서 6박 7일 설 조문 투쟁을 했으나 관계자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다”라면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오늘 노동청 로비를 점거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재갑 노동부 장관 조문과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진행한다”고 선포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설 씨의 죽음은 한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이 아닌 고용노동부가 잘못 설계한 제도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다”라면서 “이재갑 장관이 이곳 분향소로 찾아와 조문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이자 책임”이라고 외쳤다.

현재 전장연은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전면 개편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에 대한 공공일자리 직무 인정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 교육 제도 전면 개편 △최저임금법 제7조 폐지에 대한 정부 계획 △고용노동부 중증장애인 일자리 예산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뇌병변 중증장애인 설 씨는 작년 4월부터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사업에 참여하던 가운데 과도한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12월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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