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전날의 시원한 소낙비는 자취를 감췄다. 30도가 넘는 땡볕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났다. 활동가들은 얼음물을 재빠르게 공수해 와 뜨겁게 달궈진 정수리와 얼굴, 팔 등에 가져다 댔다. 머리 위에 펼쳐진 우산은 비가 아닌 볕을 피하기 위한 용도였다. 그래도 더위는 식지 않았다. 열기는 머리 위가 아니라 발바닥 아래, 그러니깐 아스팔트에서도 지글지글 올라오고 있었다.
2019년 7월 1일,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가 시작됐다. 그러나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제공하라’는 근본적 요구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그것은 새로운 싸움을 예고하는 서막과도 같았다. 실제 그 후, 중증장애인들은 출근길 지하철에 나타나 ‘불구의 신체’를 드러내며 우리 사회에 싸움을 걸었으니.
‘전동행진’이라 이름 붙여진 이 행진은 2019년 7월 1일부터 매년 7월 1일마다 반복된다. 반복이 동일성을 의미하진 않는다. 반복될 때마다 다르게 변주되고 확장된다. 이제 장애인들은 복지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를 이야기한다.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평등하게 살아갈 그 모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일곱 개의 법 제정이 필요하다. 2024년 7월 1일, 1박 2일 전동행진의 시작점이 법과 예산에 대한 의결권을 가진 국회 앞인 이유다.
싸우는 장애인들의 이미지는 이제 낯설지 않다. 그 또한 지난 시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만들어 온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휠체어 바퀴가 녹을 것만 같은 열판 위에서의 행진은 어떠한 의미인가. 그 의미는 오늘로부터 또 한참 지나서야, 그러니깐 앞으로(前) 나아가서야(動) 해석되고 부여될 것이다. 전장연이 주최한 ‘1박 2일 전동(前動) 행진’ 첫날의 현장을 사진으로 전한다.
한 장애인 활동가가 불볕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음물을 뺨에 대고 있다. 사진 최인기
송가영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전동행진 사전대회로 진행된 ‘장애인자립생활운동 총궐기대회’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어깨꿈밴드가 ‘한자협 진군가’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전동행진에 참여한 장애인 활동가가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애인권리 예산 보장’이라고 적힌 부채가 보인다. 사진 최인기
한 활동가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라고 적힌 단체 티셔츠를 입고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 최인기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노래패 ‘노래로 물들다’가 공연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노래패 ‘노래로 물들다’ 공연에 흥겨워하는 사람들. 사진 최인기
노래패 ‘노래로 물들다’ 공연에 흥겨워 춤을 추는 사람들. 사진 최인기
제6회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결의대회에 참여한 장애인 활동가들이 “투쟁”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 최인기
한 장애인 활동가가 휴대용 선풍기로 열을 식히고 있다. 사진 최인기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최근 출간한 책 《출근길 지하철 -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에 저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가 탈시설 권리와 관련해 선동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국회 앞에서 전동행진을 시작하는 사람들. 사진 최인기
전동행진하는 사람들. 사진 최인기
전동행진하는 사람들. 사진 최인기
사람들이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다. 박철균 전장연 활동가가 트럭 위에서 선동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요구안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서 마포대교를 건너는 사람들. 사진 최인기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자 활동가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경찰이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의 휠체어를 붙잡으며 진압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경찰의 폭력 진압에 이형숙 대표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최인기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자 활동가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경찰이 장애인 활동가들을 진압하기 위해 방패를 끌며 다가가고 있다. 사진 최인기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자 활동가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22대 국회에 1년 내 장애인권리법안 입법을 촉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최인기
경찰이 장애인 활동가들의 행진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 최인기
채증하는 경찰. 사진 최인기
마포역 앞에서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자, 활동가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경찰이 방패로 둘러싸자 장애인 활동가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사진 최인기
저녁 8시, 국회 앞에서 열린 ‘장애시민권리 회복 장애인권리약탈 고발 파리패럴림픽 투쟁 결의 문화제’에서 쿨레칸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문화제에서 쿨레칸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쿨레칸이 객석 아래로 내려와 흥을 더하고 있다. 사진 최인기
전장연은 8월 파리 패럴림픽 일정에 맞춰 장애인권리약탈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활동가들이 이를 알리는 파리패럴림픽 특사단 출정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바닥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가면을 쓴 활동가가 쓰러져 있다. 사진 최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