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부터 이동권 보장 외쳤지만,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서도 마찬가지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제정’ 위한 1만인 서명 운동 진행
각 정당 대표들에게 요구안 전달...22일 전장연,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 예정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2일 서울역 대합실에 천막 1동을 설치하고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2일 서울역 대합실에 천막 1동을 설치하고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추석 명절에 고향에 가시나요? 저는 외가가 논산인데, 기차를 타도 외갓집까지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기차 타고 KTX 타고 가면 되지 않냐 말하지만, 비장애인들은 기차 타고 내리면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많죠. 버스도 있고, 택시도 있고. 하지만 장애인들은 특별교통수단, 장콜이라는 것을 1주일 전에 예약해야 탈 수 있습니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1주일 전에 예약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5년을 외쳐도 이 이동권이 해결되지 않는 것, 이제 이재명 정부가, 그리고 22대 국회가, 그리고 정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장연은 이 자리 서울역 대합실에서 농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역을 지나는 시민 여러분,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 여러분.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힘 모아주십시오.”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올해도 교통수단이 미비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2일 서울역에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서울역 천막 농성장을 지키며, 시민을 상대로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제정’을 위한 1만인 서명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은 기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법 이름을 포함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전면 개정하는 내용의 법이다.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은 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천막 1동을 설치하고, 12시경 기자회견을 열어 명절을 앞둔 장애인의 이동 현실에 대해 호소했다.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장애인이동권 보장 천막 농성장 모습. 농성장 윗쪽 벽에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라고 적힌 대형현수막이 걸여 있다. 사진 전장연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장애인이동권 보장 천막 농성장 모습. 농성장 윗쪽 벽에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라고 적힌 대형현수막이 걸여 있다. 사진 전장연
활동가들이 천막 농성장 앞에 책상을 펼치고,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제정을 위한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한 시민이 서명을 하고 있다.
활동가들이 천막 농성장 앞에 책상을 펼치고,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제정을 위한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한 시민이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모두가 즐거워하는 한가위에 장애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 보니 방구석에서 티비만 봐야 했다. 언제까지 장애인들은 이렇게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기차 타고 버스 타고 고향 가고 싶다’고 외쳐야 하느냐”라며 “우리는 어느 정부 때나 똑같이 외쳤지만, 장애인들의 권리는 차별되고 배제돼 왔다.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수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는 “비장애인에게 있는 이동권이 장애인에게는 열악하다. 비장애인은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택시를 타든 선택권이 있지 않느냐”라며 “장애인은 그 선택권이 없다. 우리가 여기에 와 있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장애인예산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역에서 2001년부터 시작해서, 명절 때마다 고속버스터미널 찾아가고 서울역에 와서 고향 가는 사람들과 정치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 왔다. 그런데 2025년도 또 하게 되었다”라며 “이재명 정부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투쟁을 시작하는가를 잘 알려가면 좋겠다. 슬프고 야속하지만 힘내서 알려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0월 22일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이 잡혀 있다”고 전하며, “국토부 장관이 장애인이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선언하고, 국민들 앞에서 그 약속을 공표할 수 있도록 힘내서 투쟁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천막 농성에 앞서 2일 오전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길 인사에 나선 각 정당 대표들을 찾아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오전 9시 20분경에는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를, 오전 10시 30분경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만나 요구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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