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 운동가 최인기 세 번째 책, 『그곳에 사람이 있다』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를 담은 『그곳에 사람이 있다』(나름북스, 16,000원)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를 담은 『그곳에 사람이 있다』(나름북스, 16,000원)

"결국 이 책의 주제는 우리가 눈길을 주지 않는 그곳에 인간적인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사람’이다. 소득의 증가만으론 채워질 수 없는, 아니 그 속에서 놓친 사람답게 사는 모습이 그리워 그는 여행을 떠난다. 그런 그의 여행에 함께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멈춰 서서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손에 잡으면 다음 장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면 좋겠다. 어느새 그의 다음 글이 기다려진다. 이 책과 함께 따라갔던 여행이 그만큼 행복했기 때문이다." - 박래군(인권중심 사람 소장)

20년 넘게 빈민 운동을 해온 최인기 씨가 세 번째 책을 냈다. 최 씨의 신작 『그곳에 사람이 있다: 오래된 미로, 도시 뒷골목』은 그동안 도시 빈민의 역사에 초점을 맞췄던 전작들과 달리 공간 그 자체와 그 안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서울의 인사동과 탑골공원부터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부산의 보수동과 자갈치시장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 모여 쌓아간 공간들은 자본의 힘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함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바로 이런 고유함의 가치를 오롯이 담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다.
 

저자는 현대화의 파도 속에서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오래된 동네가 자본의 논리에 이용될 위험성을 경계하기도 한다. 최근 복고 열풍이 불며 오래된 골목길이나 전통시장 등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오래된 마을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저자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도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개발이 가속되고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바깥으로 내몰리는 현상)’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다. 저자는 공간과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이 오히려 사람을 내쫓는 일이 될 수 있음을 환기시킨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나름의 호흡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그러나 어느 곳보다도 생동감 있는 도시 뒷골목.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오랜 시간 도시를 지켜온 이 공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곳을 지킨 것은 바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사람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다. 최인기 지음, 나름북스, 16,000원.

저자소개 ㅣ 최인기

빈민 운동가
. 보석 세공 노동자로 일하다 노동운동과 청년 운 동을 거쳐 지금은 빈민해방실천연대 집행위원장,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사무처장으로 일한다. 저서로 도시 빈민의 현황과 역사를 담은 가난의 시대, 개발 로 집과 일터를 잃은 사람들을 담은 사진 르포 떠나지 못하 는 사람들, 공저로 누리하제가 있다. 노점상 단속과 철거 지역, 농성장 등에서 거리 전시를 하거나 기획했으며, <국제골목사진전>(동대문디자인플라자, 2013 ), <잘 가, 동대문운동장안녕, 고가도로>(서울역사박물 관, 2014), <임종진달팽이사진골방 긴걸음반 사진을 심는 사람들’>(갤러리 토픽, 2015) 등의 사진전에 참여했다. 그 리고 <전환도시 : 해킹더시티 도시 사진전’>(서울 신촌, 2014 ), <1회 다큐멘터리 사진전 도시의 균열’>(수원, 2014), <장수마을 동네 한 바퀴>(장수마을 박물관, 2015)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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