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 작품 소개②
‘그린라이트를 켜라’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20일 개막한다. 이번 영화제엔 총 21편이 상영된다. 이중 발달장애인 인권에 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우주의 닭>, <네버랜드>, <피플퍼스트>가 그 작품들이다.

# 우주의 닭 (연출 변성민, 12분)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소녀 우주는 담임 선생님을 짝사랑한다. 우주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고 그 소감을 적어오라는 숙제를 위해 닭을 키워왔다. 삼계탕을 좋아한다는 선생님에게 선물하기 위해. 하지만 예전에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머리핀이 자기만 받은 게 아니란 사실을 알고 실망한 우주는 선생님에게 주려던 닭을 교실에 가져와 작은 인질극을 벌인다.
반장과 선생님은 우주의 인질극을 멈추게 하려고 덤벼들지만, 우주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한 친구가 몸으로 제지한다. 그리고 이 친구는 우주를 향해 작은 노래를 부르는데….
* 상영시각 및 장소 : 4월 21일 오후 12시 10분, 서울시민청 바스락홀


# 네버랜드 - 설희, 영우 (연출 배연희, 강민지, 39분)
<네버랜드>는 <설희>와 <영우>로 이어지는 짧은 옴니버스극이다. 두 작품 모두 한 마을에 살아가고 있지만 고립된 채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발달장애인의 삶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설희>는 실제 연출자가 고교시절에 겪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으로 고교시절 짝꿍이었던 지적장애인 설희가 남성들의 성적인 손길을 호감으로 오인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담아냈다. 연희는 설희의 그런 모습을 걱정하며 충고를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친구를 돕지 않고 상황을 회피하고 만다. 설희가 유일하게 의지하던 연희마저 외면한 뒤, 설희는 어떻게 되었을까.
개막작이기도 한 <영우>는 지적장애인인 주인공 영우와 함께 사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영우는 유일한 친구였던 강아지 ‘복순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매일 “복순이 가자”라는 말만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영우는 창밖을 지나가던 강아지 한 마리를 따라 맨발로 집을 나선다. 뒤늦게 영우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안 할머니는 영우의 발걸음을 쫓아보지만 버겁기만 하다. 간신히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영우를 찾았지만, 할머니는 불안한 마음에 영우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곧 영우와 할머니에게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좁은 집 안에서 불행을 맞이하게 되는데….
* 상영시각 및 장소
- <설희> : 4월 21일 오후 2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 / 4월 21일 오후 5시, 성북 마을극장 / 4월 23일 오후 2시50분, 서울시민청 바스락홀
- <영우> : 4월 20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 / 4월 21일 오전 11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

# 피플퍼스트 (연출 장호경, 18분)
"나는 지능이 낮은 사람이 아니라 우선 사람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I wanna be known to people first)"
1974년 미국의 발달장애인자기권리주장대회에서 한 발달장애인이 외친 이 말은 발달장애인의 인권과 자기존중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짧게 줄여서 ‘피플 퍼스트(people first)'. 현재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전 세계 43개국에서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기획해 만들어가는 대회의 이름이다.
장호경 감독의 <피플퍼스트>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피플퍼스트대회를 열기 위해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고 토론하며 준비한 과정 전반을 담았다. 발달장애인의 뜨거운 열정과 자기 권리를 향한 외침을 느낄 수 있다.
* 상영시각 및 장소 : 4월 21일 오후 7시, 성북 마을극장 / 4월 22일 오후 12시 40분, 서울시민청 바스락홀 / 4월 23일 오후 5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