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서 배제된 최중증장애인, 3대 직무 통해 공공일자리에 고용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권리’를 생산하는 노동, 전국 확산 꾀해
국회에서 창립총회 개최, 고용노동부 산하 사단법인 준비

사단법인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가 15일 오후 5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전국화를 도모했다. 사진 강혜민
사단법인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가 15일 오후 5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전국화를 도모했다. 사진 강혜민

사단법인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아래 전권협)가 15일 오후 5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아래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전국화를 도모했다.

전권협은 이제까지 노동에서 가장 배제된 집단으로 취급되어온 최중증장애인들이 3대 직무(권리옹호, 문화예술, 장애인인식개선)를 통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아래 협약)의 내용과 목적을 구조적이고 지속적으로 공무원, 국회의원, 언론, 일반대중을 상대로 교육하고 공론화하여, 협약의 권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국 조직이다.

정기열 이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창립취지문을 읽고 있다. 사진 강혜민 
정기열 이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창립취지문을 읽고 있다. 사진 강혜민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260명의 최중증장애인이 고용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서울시에서 275명, 경기도에서 25명이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내년에는 전남, 전북, 강원 등 더 많은 지자체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권협은 창립취지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노동시장에서 배제되어 집에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무능력한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최중증장애인을 노동자로, 지역사회 시민으로서 삶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유엔에서 선포한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한 목표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실천영역”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이날 창립총회를 축하하며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그동안 중증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배제되어 시설에 살며 ‘내가 어떻게 일할 수 있어’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이제 전권협으로 대한민국 중증장애인들의 꿈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시혜와 동정이 아닌 당당하게 자기 권리를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선 교육뿐만 아니라 이동권, 노동권 등 모든 것이 필요하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온라인으로 축사를 전했다. 윤 대표는 “(자본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생산만이 한국사회에서 노동으로 인식됐는데 이제는 중증장애인들이 이들의 문화, 예술, 여가활동 등을 ‘이것도 노동이다’라며 새로운 노동개념을 정립하고 있다. 새로운 노동을 만들어가는 전권협의 오늘 창립은 중증장애인에게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선출된 전권협 임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이날 선출된 전권협 임원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2022년 대표로 박경석 김포장애인야학 교장을 선출하고, 부대표로는 정기열 이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최용기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선출했다.

박경석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장애인운동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자리가 될 것이다. (향후 전권협의 활동은) 하나의 예산,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계, 기준, 누구를 중심으로 노동을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큰 변화를 만들 것이다. 동지들과 함께 창립총회를 진행하게 되어서 가슴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전권협은 고용노동부 산하 사단법인을 준비 중임을 밝히면서 ‘새로운 평가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경석 대표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기준에 맞는 평가지표를 만들어서 제도화시키겠다”면서 새로운 노동개념 확립을 위한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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