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다음달 2일 전장연과 단독 공개 면담 합의
서울시 “지하철 시위로 발생하는 손실 비용 크다”
전장연, 면담 당일까지 지하철 탑승 없이 선전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다음달 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단독 공개 면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는 전장연을 비롯해 다른 장애인단체와 릴레이 방식으로 면담할 예정이며, 공개 방식을 함께 검토 중이다.
이번 단독 면담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서울시와 전장연이 면담 날짜와 시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한 데 따른 것이다. 면담 장소와 주요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장연은 4일 오 시장에게 법원 조정안 수용 여부를 논의하는 단독 면담을 요청하며 19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도를 잠정 중단했다. 오 시장은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답하며 면담에 나설 뜻을 보였지만, 탈시설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장애인단체 비공개 합동 면담을 고수하면서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19일까지 면담이 불발되자 전장연은 다음날인 20일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를 맞아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서울역·오이도역에서 지하철행동을 재개했다. 앞서 전장연 시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내세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경찰력을 투입해 지하철 탑승을 원천 봉쇄하고 퇴거를 요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한편 서울시는 ‘열차 운행이 5분 지연될 때마다 전장연이 공사에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1차 조정안에 이어 ‘5분 초과’ 조항이 삭제된 2차 조정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장연과 공사도 24일과 26일 차례로 조정안을 거부하며 향후 법정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충돌이 지속되자 서울시와 공사는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그동안 전장연의 지하철 운행 방해시위로 4,450억 원의 사회적 손실 비용이 발생했다. 더는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전장연에 단독 면담을 전격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면담이 합의된 만큼 전장연은 일반 시민을 볼모로 하는 지하철 운행 방해시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전장연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면담 환영 의사를 밝혔다. 면담 당일까지 지하철을 타지 않는 방식으로 혜화역 선전전을 지속한다고도 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비마이너와 한 통화에서 “이번 공개 대화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필요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측 면담은 오는 2월 2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