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서울시 표적조사
모든 조사에 깔린 ‘탈시설 반대’
420공투단, 서울시 향해 강경 투쟁 선포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이 출범했다. 420공투단 1천여 명은 23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동편에서 제19회 3·26 전국장애인대회 및 420공투단 출범식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표적수사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표적수사할 시간에 활동지원서비스 확대하라”
서울시가 탈시설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비친 후, 전장연 관련 단체와 사업들을 ‘표적’ 조사하고 있다. 이학인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전례도 없고, 유례도 없으며, 매우 갑작스럽고 장애인을 고통받게 하는 여러 조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420공투단은 오는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앞두고 서울시를 향한 강경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서울시를 규탄하는 전국의 장애인·비장애인 활동가 1천여 명이 참석해 투쟁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제는 검찰, 경찰로도 모자라 서울시까지 ‘전장연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 (서울시가) 우리와 면담할 때는 매번 ‘맞는 말씀이다. 타당하다’고 한다. 그런데 예산으로 보장하라고 하면 전부 무시하더니 이제는 우리를 온갖 조사로 탄압한다”라며 “서울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방패와 검찰 탄압, 서울시 폭력에 기죽지 말고 당당한 권리 주체로 함께 투쟁하자”고 외쳤다.
노금호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대구시는 소위 ‘보수 꼴통 도시’라 불린다. 시장도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홍준표다. ‘보수 꼴통 도시’임에도 서울시처럼은 안 한다. 보수의 아이콘 홍 시장도 하지 않는 짓을 수도 서울시의 오 시장이 하는데 참 창피하다. 서울 시민의 권리로 뽑은 선출직 공무원이라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럽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문애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대표 또한 “오세훈 시장은 표적수사할 시간에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을 살펴라.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분이 얼마나 되는지 전수조사하라. 그래서 장애인이 더는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요구했다.
- 모든 표적조사에 깔린 ‘탈시설 반대’
서울시의 모든 표적조사에는 ‘탈시설 반대’가 깔려 있다. 탈시설에 반대하기 위해 장애인거주시설 선택권을 주장하고,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을 탈시설 예산이라 호도하면서 ‘탈시설엔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한다. 탈시설장애인의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와 그들이 머무는 자립생활주택까지 압박 중이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이 탈시설해서 자유롭게 살아갈 자유를 보장하라고 했더니 오 시장은 ‘장애인거주시설을 선택할 자유’를 이야기한다. 서울시가 이야기하는 선택적 자유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면서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까지 장애인의 권리와 자유를 지속해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서울시가 앞장서서 시설사회를 만들고 있다. 전수조사를 명목으로 탈시설장애인을 압박한다. 서울시 추가 활동지원 일제조사를 한다며 협박해서 활동지원 수급자를 부정수급자로 몰아가고 있다. 이게 시장이 할 일인가?”라고 규탄했다.
김 지부장은 또 “오 시장이 할 일은 지역사회 지원체계가 없어서 부모들이 눈물을 머금고 자녀를 거주시설로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최중증장애인은 장애인거주시설에 가서 살아도 된다고 거침없이 얘기할 수가 있나?”라고 성토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열차 타는 사람들’(작사: 어깨꿈, 만수, 홍명교, 김도현 / 작곡: 만수 / 노래:노들노래공장, 어깨꿈)이라는 노래를 틀어놓고, 노래 가사를 인용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장애인은 왜 감옥 같은 시설에 살아야 합니까? 우리는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똑같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사랑하며, 나이 드는 사람입니다. 서울시는 우리를 중범죄자인 것처럼 매도하지만 평범하게, 사람답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 모두 ‘시민권 열차’에 평등하게 탑승할 자격이 있습니다.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외치기 위해 차가운 승강장 앞에 매일 서겠습니다. 차가운 승강장에서 우리의 뜨거운 투쟁으로 서울시에 맞서 싸웁시다.”
420공투단은 출범식을 끝낸 후 서울시청 외곽을 한 바퀴 행진했다. 경찰이 강경하게 울타리를 치며 집회와 행진 장소를 과도하게 축소하는 탓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울타리를 들이받거나 도로를 점거하는 일이 있었다.
경찰이 방패를 사용해 이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휠체어 이용자 중 서너 명이 휠체어에서 내려와 도로에 엎드려 오체투지 시위를 하기도 했다. 420공투단은 24일 오전 8시, 1호선 시청역에서 지하철행동을 진행한 후 1박 2일간 진행된 제19회 3·26 전국장애인대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