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남영역에서 시청역까지 지하철 탑승 선전전
시청역 기자회견 끝나고 지하철 탑승 시도했으나
보안관·경찰 제지로 환승 통로 앞 30분간 대치

23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청량리 방면 승강장에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피켓을 든 채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복건우
23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청량리 방면 승강장에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피켓을 든 채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복건우

23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남영역에서 열차를 탄 상태로 출근길 선전전을 진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시청역에서 하차해 3분가량 출입문을 막아섰다. 현재 시청역 청량리 방면 승강장 환승 통로 앞에서 전장연과 보안관·경찰 간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오전 9시 15분 기준).

문애린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비롯한 전장연 활동가 5명은 이날 오전 8시 19분께 1호선 남영역 청량리 방면 열차에 탑승한 뒤 8분간 출근길 선전전을 진행했다. 남영역에서 출발한 휠체어 2대는 서울역을 지나 시청역으로 향했다. 문 소장은 객차 안에서 “앞으로 잠깐만 이동하겠습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피켓을 시민들에게 들어 보였다. 8시 27분께 시청역에 도착한 활동가들은 객차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출입문 스크린도어 앞에서 3분가량 멈춰 섰고, 보안관 서너 명은 활동가들의 하차를 재촉했다.

같은 시각 시청역에는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서울시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했다. 전장연은 지난 22일 오전 서울시와 실무협의를 진행한 뒤 서울시 추가 지원을 받는 활동지원 수급자 조사를 중단하고, 서울시 거주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추가 활동지원 예산을 반영하라고 서울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날 오전 8시까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전장연은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는 방식으로 선전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청역장은 박 대표가 말을 꺼내면 확성기를 들고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연설행위, 철도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역사에서 퇴거해달라는 경고 방송을 반복했다. 이어 남대문경찰서는 “지하철 관계자들이 (전장연에) 퇴거를 요청하고 있다. 환승 통로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인 형태의 시위에 대해 집시법 위반으로 채증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23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청량리 방면 열차 탑승을 시도한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서울교통공사 보안관에 가로막혀 있다. 문애린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보안관들을 향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복건우

8시 45분께 휠체어 탄 장애인 7명은 시청역 청량리 방면 승강장 10-4 앞에 줄지어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지하철 보안관에 가로막혀 출입문 앞에서 제지당했다. 박 대표는 “22년 외쳐도 책임지지 않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쳤고,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지하철에 탈 수 있게 해주십시오. 시민의 권리를 보장해주십시오”라며 호소문을 읽어 내려갔다.

현재 환승 통로 앞에서 보안관·경찰과 30분간 대치 중인 전장연은 이날 오전 11시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의 ‘표적조사’를 규탄하는 402장애인차별철폐투쟁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시가 대화에 나설 때까지 1박2일 노숙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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