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저상버스·특별교통수단 지원 등 단기 과제 올해 추경에 반영
장애인 탈시설, 자립생활 등 중기 과제 차후 논의

이도건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경기420공투단) 공동집행위원장이 14일간 진행됐던 이룸센터 고공 단식 농성을 20일 끝냈다.
경기420공투단은 장애인 생존권을 위해 경기도에 10대 요구안 수용을 요구하며, 지난 5월 13일부터 32일간 경기도청 예산담당관실을 점거했다. 그러나 농성을 풀지 않으면 협상은 없다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 태도에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도건 공동집행위원장은 6월 2일 수원역 육교 위에서 고공 시위를 진행했고, 7일 국회의사당 근처 이룸센터 2층 유리처마에 올라가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 공동집행위원장의 단식이 장기화되자, 경기420공투단은 협상을 위해 13일 도청 농성을 해산했다. 경기420공투단과 경기도는 13일부터 17일까지 10대 요구안 TF팀 회의를 진행하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단기 과제를 잠정 합의했다. 협상 당시 경기도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저상버스 도입 등에 난색을 보이자 경기420공투단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저상버스 도입 일몰 예산과 국가 추경예산으로 경기도 저상버스 도입을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직접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17일 경기도는 각 시·군과 협의가 없어 저상버스 대당 운영손실 지원금 인상이 어렵다며 돌연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경기420공투단은 18일부터 19일까지 남 도지사가 다니는 수원침례중앙교회에서 철야 기도회를 열고 남 도지사가 TF팀 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후 경기도는 19일 수원 팔달보건소에서 성사된 면담에서 저상버스 대당 운영손실 지원을 약속했고, 경기420공투단은 내부 검토 후 20일 이 공동집행위원장의 단식 농성 중단을 결정했다.
20일까지 경기420공투단이 경기도 교통정책과, 버스정책과, 장애인복지과, 교육정책과 등으로부터 약속받은 사항을 보면 경기도는 올해 도입 가능한 저상버스 220대에 대한 도비 20억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저상버스 운행손실 보조금도 기존 25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경기도는 올해 특별교통수단 법정대수 대비 140% 도입을 위해 도입비 50%를 도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각 시·군에 지원하는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10%에 더해 수도권 광역 이동과 24일 365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운영비 중 10%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장애인 자립생활주택 2개 지역 4채 건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5곳을 확대하는 예산을 각 시·군 수요조사 후 추경 예산에 올리기로 했다. 도비로 지원받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도 국비 지원 수준을 고려해 맞춰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의 경우 보건복지부로부터 동의가 있을 경우 바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는 장애인평생교육 시설에도 도비 1950만 원을 예산에 편성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경기도는 올해 도내에 장애인 이동권, 탈시설 전환, 장애인평생교육 등을 전담할 부서를 설치하고, 탈시설 5개년 로드맵 연구용역을 시작하기로 했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 위원회 구성을 위한 경기도 조례 개정에도 합의했다.
이도건 공동집행위원장은 “경기도가 법으로 지켜야 할 이동권도, 자신들이 공문으로 약속한 것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그동안 우리더러 불법점거로 매도해왔다”라며 “남 도지사가 따뜻한 복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지만, 우리는 그 말의 민낯을 보는 투쟁을 했다. 많은 실망을 했지만 바꿀 수 있다는 확신으로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그나마 이렇게 (경기도로부터) 약속받아낸 것은 우리들이 투쟁해서 만들어낸 작은 결과물이다. 앞으로 협상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 투쟁도 오늘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오전 11시 30분경 유리처마에서 내려와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고열과 어지럼증을 호소했으며,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경기420공투단은 이 공동집행위원장의 건강이 회복 되는대로 경기도와 2차 TF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질 회의에서 경기420공투단과 경기도는 2017년 본 예산에 반영할 중기 과제로 자립생활주택 운영비, 탈시설 정착금, 장애인 전세금 지원, 중증장애인 주택개조사업 시범사업 등을 협상한다. 아울러 평생교육시설 인력 지원, 장애 유형별 평생교육 계획 수립,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건비 지원 등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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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