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희망원 사태, 천주교가 책임의 주체 되어야” 목소리 높여
면담 요청에 서울대교구는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

장애계가 거주인 사망과 인권유린, 횡령 등의 문제가 드러난 대구시립희망원(아래 희망원) 문제 해결을 천주교에 촉구했다. 이들은 염수정 추기경과의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자 했지만 서울대교구는 이조차 거절했다.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 장애계 대책위원회(아래 희망원전국대책위)'는 1일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에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즉각 해결'을 촉구했다.
희망원은 1980년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대구시로부터 수탁받아 37년간 운영하고 있는 노숙인·장애인 거주시설이다. 지난 2016년 8월, 희망원 안에서 반복된 인권유린과 횡령 등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로써 2014년부터 2년 8개월 사이에 시설 내 전체 거주인의 10.6%에 달하는 129명이 사망했고, 거주인 부식비 등을 횡령한 사실 등이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들이 드러남에 따라 대구시와 국가인권위원회, 그리고 검찰은 희망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1월 19일에는 현직 신부인 배 아무개 전 희망원 원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배 원장은 대구시 보조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와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신부는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하려는 전 직원에게 1억2천만 원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태에 희망원전국대책위는 천주교에 “온갖 인권침해로 얼룩지고 비리와 횡령의 온상인 희망원 사태를 한 지역 교구의 일로 치부하고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책임 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사라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사회가 불편해하면서 못마땅하게 여기는 가난한 노숙인과 장애인을 종교가 앞장서서 대신 청소하고 가둬놓고 꼭꼭 숨겨버리는 일을 부끄러움 없이 자행해왔다"라며 "천주교는 희망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썩은 나뭇가지를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활동가는 "홈리스의 경우, 시설을 이용하지 않으면 긴급 복지지원을 받는 것도, 의료지원을 받는 것도,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시설을 이용하고 싶지 않아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철 카미(KAMI, 한국정신장애연대) 활동가는 희망원이 운영한 것으로 드러난 '징벌방'을 비판했다. 희망원은 임의로 만든 규정을 위반한 거주인 150여 명을 최대 40일까지 '징벌방'이라 불리는 독방에 가둔 것으로 드러났다. 홍 활동가는 "노숙인의 정신장애에 대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노숙인의 정신 질환 유병률은 일반 인구 집단보다 약 4배 가까이 높다"라며 "현재 희망원 거주인 1118명 중 절반 이상이 정신장애인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격리와 강박은 자해 또는 타해의 위험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행해져야 하는데, 희망원에서는 자기들이 정한 규범을 위반했다며 자의적으로 거주인을 격리하고 강박했다. 이는 엄연한 정신보건법 위반이자 폐쇄적인 시설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희망원전국대책위 대표단은 서울대교구 교구장 대주교인 염 추기경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방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서울대교구 측은 "희망원 사건은 대구대교구 관할이므로 서울대교구가 관여할 수 없으며, 면담을 비롯한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대교구가 경찰 측에 시설 보호를 요청했고, 희망원전국대책위 대표단은 경찰과 약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그럼에도 서울대교구 측이 끝내 면담요청서를 받지 않자, 장애계는 항의의 뜻으로 명동성당 입구에 면담요청서를 부착했다.
박사라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사회가 불편해하면서 못마땅하게 여기는 가난한 노숙인과 장애인을 종교가 앞장서서 대신 청소하고 가둬놓고 꼭꼭 숨겨버리는 일을 부끄러움 없이 자행해왔다"라며 "천주교는 희망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썩은 나뭇가지를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활동가는 "홈리스의 경우, 시설을 이용하지 않으면 긴급 복지지원을 받는 것도, 의료지원을 받는 것도,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시설을 이용하고 싶지 않아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철 카미(KAMI, 한국정신장애연대) 활동가는 희망원이 운영한 것으로 드러난 '징벌방'을 비판했다. 희망원은 임의로 만든 규정을 위반한 거주인 150여 명을 최대 40일까지 '징벌방'이라 불리는 독방에 가둔 것으로 드러났다. 홍 활동가는 "노숙인의 정신장애에 대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노숙인의 정신 질환 유병률은 일반 인구 집단보다 약 4배 가까이 높다"라며 "현재 희망원 거주인 1118명 중 절반 이상이 정신장애인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격리와 강박은 자해 또는 타해의 위험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행해져야 하는데, 희망원에서는 자기들이 정한 규범을 위반했다며 자의적으로 거주인을 격리하고 강박했다. 이는 엄연한 정신보건법 위반이자 폐쇄적인 시설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희망원전국대책위 대표단은 서울대교구 교구장 대주교인 염 추기경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방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서울대교구 측은 "희망원 사건은 대구대교구 관할이므로 서울대교구가 관여할 수 없으며, 면담을 비롯한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대교구가 경찰 측에 시설 보호를 요청했고, 희망원전국대책위 대표단은 경찰과 약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그럼에도 서울대교구 측이 끝내 면담요청서를 받지 않자, 장애계는 항의의 뜻으로 명동성당 입구에 면담요청서를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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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