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유주와 함께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지적하는 간담회 열어
동자동사랑방 등 긴급 기자회견 열고 “쪽방 주민 바람 짓밟지 마라” 규탄
현장 방문에서 ‘공공주택사업환영’ 피케팅하자…국회의원·소유주, 황급히 도망

14일, 동자동 쪽방주민들이 ‘공공주택 사업환영’ 피켓을 들고, 동자동에 현장 방문한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소유주들을 향해 기습 피케팅을 벌였다. 사진 이가연
14일, 동자동 쪽방주민들이 ‘공공주택 사업환영’ 피켓을 들고, 동자동에 현장 방문한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소유주들을 향해 기습 피케팅을 벌였다. 사진 이가연

동자동 쪽방주민들이 공공주택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촉구하며, 동자동에 현장 방문한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소유주들을 향해 기습 피케팅을 벌였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송석준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14일 오전 서울역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아래 소유주대책위)와 쪽방촌 재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현장 간담회 소식을 알렸다. 

이에 국민의힘 간담회가 열리기 전, 동자동사랑방 등은 당일인 14일 오전 10시, 간담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앞에서 동자동 쪽방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가 소유주대책위와 쪽방촌 재정비사업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게 되자, 동자동사랑방 등은 당일인 14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앞에서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이가연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가 소유주대책위와 쪽방촌 재정비사업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게 되자, 동자동사랑방 등은 당일인 14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앞에서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이가연

동자동사랑방 등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뒤로, 노골적인 건물주 편들기를 하며 쪽방촌 공공주택 사업에 훼방을 놓는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공공주도 정비사업의 위헌성을 검토하고, 용적률과 고도제한을 공공주도 사업으로 완화하면 더 많은 민간분양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민간상생협력 역세권 고밀개발사업의 필요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자동사랑방 등은 “이는 노골적인 지주와 건물주 편들기”라고 지적하며 “공공주택 사업에 위헌 시비를 걸고, 민간소유자들에게 규제 완화로 민간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공공주택 사업을 무산시키겠다는 것으로 쪽방 주민들의 바람을 짓밟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호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이사장은 지난 2월 5일,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개발이 발표된 뒤로 동자동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 깃발이 많아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 이사장은 “동자동에 전봇대며, 나무에 빨간 깃발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불안을 금치 못하고, ‘전쟁터도 아닌데 마음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하소연하신다”면서 “건물주가 찾아와 민간개발을 하는데 협조해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처럼 가난하고 신체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은 내쫓기 쉽다. 용산참사도 그렇고, 한국사회는 늘 그래왔다. 오늘 간담회에서도 결국 건물주들을 힘주게 하고, 우리는 어떻게 짓밟을지를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며 예정대로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최현숙 서울시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최현숙 서울시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최현숙 서울시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뒤 국민의힘과 서울시장이 더욱 노골적으로 가진 자들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인권위원은 “지난 시절, 혼돈과 탐욕 중심의 부동산 개발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서울시가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동자동을 비롯한 순환형 공공개발이다. 그런데 오늘 간담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부자들의 힘’ 정당이라는 것이 더 명확하게 보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인권위원은 “그동안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노숙인과 쪽방 주민의 인권에 부족하게나마 연대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서울시 인권위를 더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활용해서 국민의힘의 퇴행적인 재개발 정책과 잘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라고 목소리 높였다. 

윤용주 쪽방주민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윤용주 쪽방주민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현재 동자동 주민들은 쪽방 문 앞에 공공주택 사업을 환영하는 표시로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한 쪽방 주민은 스티커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집, 내가 원하는 집’이라고 적기도 했다. 쪽방은 40도가 웃도는 한여름에도 선풍기 하나로 버텨야 하고, 영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에도 제대로 된 난방 없이 전기장판에만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용주 쪽방주민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쪽방촌에 살면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쪽방촌 화장실에는 양변기가 없어서 저같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서울역이나 공원화장실을 이용한다”라며 “쥐가 들끓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가, 이번 공공주택사업이 발표되었을 때 너무나 기뻤다. 민간개발은 집주인한테만 잘 되고, 여기 살고 있는 주민들을 가장 어렵게 한다. 정부가 공공주택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동자동 쪽방 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국민의힘 간담회가 끝난 뒤, 동자동 재정비사업 예정지구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소유주들을 향해 기습 피케팅을 벌였다. 의원들과 소유주들이 동자동 건물 곳곳에 빨간 깃발로 둘러싸여 있는 골목을 지나가자, 쪽방 주민들이 ‘공공주택 사업환영’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시장 정상화가 아니라 공공성 강화가 대안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따라갔다. 그러자 의원과 소유주들은 동자동 현장을 둘러보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국민의힘 간담회가 끝난 뒤, 동자동 쪽방 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동자동 재정비사업 예정지구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소유주들을 향해 기습 피케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이가연
국민의힘 간담회가 끝난 뒤, 동자동 쪽방 주민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동자동 재정비사업 예정지구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소유주들을 향해 기습 피케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이가연
동자동 건물 곳곳에 영문을 알 수 없는 빨간 깃발이 꽂혀있고, 국회의원과 소유주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이가연 
동자동 건물 곳곳에 영문을 알 수 없는 빨간 깃발이 꽂혀있고, 국회의원과 소유주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이가연 
소유주대책위 측 사람이 ‘공공주택사업을 중단없이 추진하라’고 외치는 활동가를 향해 “동자동 주민이세요? 자격도 없는 사람이 왜 와서 그래요? 자격 없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소유주대책위 측 사람이 ‘공공주택사업을 중단없이 추진하라’고 외치는 활동가를 향해 “동자동 주민이세요? 자격도 없는 사람이 왜 와서 그래요? 자격 없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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